[포커스] 현대 거물들 울린 김기태
기사입력 1998년 04월 03일 02시 34분
`정민태고 박재홍이고 다 물렀거라.'
쌍방울 김기태（29）는 `거함' 현대의 `쥐 덫'.
김기태는 우승 후보 현대의 투타 `에이스'들의 덜미를 양손에 잡아 채는 `두 토끼사냥'으로 올시즌 팀에 소중한 첫 승을 안겼다.
1회 말. 시속 145㎞에 육박하는 총알구를 뿌려대던 현대 에이스 정민태가 급격히 페이스를 잃기 시작했다.
2사에서 도망가는 정민태의 피칭을 김기태가 우익수 앞의 깨끗한 안타로 연결, 공격의 도화선을 놓았고 결국 3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
그의 활약은 4회 더욱 빛났다.
3회 2점을 빼앗겨 4_2로 맹추격을 당하는 가운데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적시타를 날려 1점을 보태 현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고타자 박재홍의 기를 보란듯이 꺾은 주인공도 김기태.
홈런 1개를 포함, 3타수 3안타로 맹활약하던 7회 박재홍의 안타성 땅볼 타구를 1루에서 멋들어진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무섭게 타오르던 상승세에 쐐기를 박았다.
7전패로 팀이 극도로 부진의 늪을 헤매던 시범경기서 홈런 3개를 포함, 21타수 7안타, 4할1푼7리의 고성능 방망이를 휘두르며 올시즌 `대폭발'의 서곡을 올린 작년 타격 3관왕 김기태.
슈퍼토너먼트대회 첫 승부서 현대 `두 거물'의 코를 납작하게 한 그의 모습이 더욱 듬직해 보인다.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