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물오른 연기 '캐스팅 전쟁'
기사입력 1998년 03월 31일 15시 20분
'장동건을 잡아라'.
핸섬가이 장동건을 캐스팅하려는 영화가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영화 '패자부활전'으로 청룡영화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바야흐로 '물이 오른' 장동건을 스크린에 붙잡아두려는 영화가의 욕심이 '캐스팅 전쟁'의 1차적인 배경.
또 관심을 모았던 TV드라마 '사랑'이 예상밖의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되면서 장동건 스스로 '당분간 방송활동 중단'을 선언한 것도 영화관계자들의 움직임을 부산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장동건을 향한 영화가의 애끓는 구애는 이른바 '빅 3'로 일컬어지는 한석규 박중훈 최민수의 '재충전을 위한 휴식선언'에 따른 공백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요즘 기획중이거나 촬영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영화들은 저마다 장동건을 캐스팅 0순위에 올려 놓고 있을 정도.
이중에서도 '자귀모'와 '어게인', '키스할까요' 등은 물밑 접촉의 수준을 넘어서 거의 '전쟁'을 방불케 한다.
'자귀모'의 경우에는 '패자부활전'에서 영화작업을 함께 했던 이광훈 감독이 인연을 내세워 끈질기게 설득중인데, 청룡영화상 신인연기상을 안겨준 '패자부활전'에 대한 보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장동건의 입장.
이순안 감독의 '어게인'은 수많은 출연섭외작가운데 장동건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작품. 멜로영화의 기조를 띠고 있으면서도 극적 긴장감이 뛰어난 시나리오에 매료됐다는 게 장동건 소속사의 설명이다.
또 김태균 감독의 '키스할까요'의 경우에는 이제껏 장동건에게 주어졌던 깔끔하고 멋진 멜로의 주인공과는 달리 다소 덜렁거리고 털털한, 코믹한 분위기의 캐릭터라는 점에 끌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이 모두 비슷한 시기에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장동건은 한편만 선택해야 할 상황. 장동건의 행보에 영화가의 관심이 비등하고 있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