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화국] 새바람(9)
기사입력 1998년 03월 30일 15시 44분
`푸_.'
`푸_.'
바우와 블랙은 여전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상대가 지친 것은 분명히 알지만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숨이 턱에 차오르도록 지쳐 있으니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공격을 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바우와 블랙이 서로를 째려보며 힘을 재충전하는 사이 바우파와 블랙파의 다른 조직원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전투시간이 거의 같기 때문이다.
사파리는 잠잠해졌다.
바우파와 블랙파는 휴전에 들어갔고, 킹파는 이들의 싸움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던 터였다.
폭풍이 한차례 휘감고 지나간 뒤의 적막이 계속됐다.
사자의 생리상 금방 시끄러워질 것 같지는 않았다.
바로 그때 앙칼진 비명소리가 사파리를 할퀴듯 울려퍼졌다.
엉뚱하게도 `신인 미녀' 세라가 고요함을 깨뜨린 것이다.
바우파와 블랙파가 전면전에 들어가자 블랙파 곁에서 눈치를 살피고 있던 세라와 세영의 `신인 미녀자매'는 전쟁을 피해 멀찌감치 달아나 있었다.
그들은 직감적으로 저 싸움의 승자가 우리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느끼며 싸움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바우파와 블랙파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휴식에 들어가자 세라와 세영도 긴장을 풀고 못다한 사파리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수지와 예지가 나타난 것은 그때였다.
수지와 예지가 누군가.
세라 세영이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사파리 최고의 미녀 듀엣으로 모든 수사자들의 `꿈'이 바로 수지_예지 자매였다.
한데 이들 자매의 자존심이 박살날 위기를 맞았다.
세라 세영의 출현이었다.
수지와 예지는 바우나 킹이 블랙에 느끼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게 없는 위기감을 느꼈다.
`저것들 버릇을 초장에 잘 들여놓아야 한다.'
수지는 예지를 데리고 여전히 어리벙벙해 있는 세라와 세영이 있는 곳으로 갔다.
세라 자매는 사파리 구경에 넋이 빠져 수지 일행이 다가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수지는 다짜고짜 세라의 뺨을 후려갈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