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전교생 30명 미니교 5연승 기염
기사입력 1998년 03월 23일 14시 49분
@…제36회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이 벌어진 22일 대전 다목적체육관.
꽃샘추위가 한차례 스쳐 지나간 체육관밖은 따뜻한 햇살로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곧 터질 것만 같은 꽃망울과 새싹들 만큼이나 경기장내 14면의 코트 또한 올시즌 첫 대회를 맞아 솟아나는 함성과 열기로 가득 찼다.
이번 대회는 초등학교부터 일반부까지 160개팀 869명이 엔트리를 제출,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이같은 저변확대는 유소년층이 중심이 되었으며 특히 남자초등학교는 지난해 21개팀에서 올해 28개팀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가운데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 소재 논미초등학교는 전교생이 30명 밖에 되지 않는 초미니학교.
지난 96년 창단된 논미초등학교는 지난해 춘천소년체전에 강원선발의 일원으로 출전해 이미 금메달을 따냈을 정도로 녹록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논미초등학교는 이번 대회 6학년 4명으로만 팀을 구성, 예선서 5연승을 달렸다. 대회 최소출전선수로 나서 오히려 다른 팀을 압도했던 것.
특히 6학년 남학생이 7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의 선전은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된다. 졸업반의 절반 이상이 선수로 나선 셈이다.
논미초등학교 선수들은 변변한 학교 체육관시설과 전임코치 조차 없어 집을 떠나 버스로 50분 거리인 춘천 효재초등학교에서 위탁훈련을 하고 있다.
숙식은 이 학교 조정진 교장（61）이 사재를 털어 자신의 춘천 자택에서 제공해 왔다.
이처럼 어려운 실정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용품 훈련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코트를 뛰어다니는 이들 고사리 손에 한국 배드민턴의 밝은 미래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대전＝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