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살리자' 중-고선수들 집단 서명운동
기사입력 1998년 03월 18일 15시 17분
여자실업팀들의 잇단 해체와 관련, 중-고 농구선수들이 집단 서명에 들어갔다.
18일 막을 내린 제35회 춘계 전국남녀 중-고연맹전에 출전했던 여자 중－고 선수들은 "여자실업팀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게 된데는 대한농구협회（회장 최현열） 현집행부의 책임이 크다"면서 농구협회의 무능한 행정을 탄핵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여자 중－고 농구선수들이 채택한 결의문에 따르면 "여자실업팀들이 연쇄 해체되면서 더이상 운동에 전념해야 할 이유를 잃게 됐다"면서 현재의 사태가 계속될 경우, 올 하반기부터 대한농구협회가 주최하는 대회를 거부할 뜻을 비췄다.
춘계 연맹전에 출전한 52개 여자 중-고 선수들이 주축을 이뤄 시작된 서명운동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학교들도 조만간 동참할 예정이다.
여자 선수들의 결의문과 서명서는 이달말쯤 대한농구협회에 전달된다.
선수들의 집단 행동과 관련해 선일여고 황신철 코치는 "지난해 초 13개에 이르던 여자실업 및 금융팀들이 최근들어 6개팀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여자농구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고사하게 된 원인은 대한농구협회의 안일한 대처에서 비롯됐다"고 협회를 성토했다.
동주여상 차명신 코치도 "현재 여고 졸업예정 선수들의 취업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농구협회측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일선 지도자들도 코트를 떠나는 꿈나무들을 막을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춘계 연맹전 여고부 결승에서 우승한 동주여상은 5명의 3년생가운데 1명만이 진로가 결정된 상태이며, 다른 여고팀들은 이보다 사정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