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명작순례] (9)성두경의 '경복궁'
기사입력 1998년 03월 18일 15시 17분
성두경의 `경복궁'(1951년작. 한국사진사연구소 소장. 라이카 카메라 촬영.)
민족상잔의 비극이었던 6．25전쟁은 삼천리강산을 폐허로 만들었다. 서울 한복판의 경복궁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진은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이 전쟁중 폭격을 맞아 문루가 망실된 모습.
광화문은 조선 태조가 1399년 건립했으나 임진왜란으로 불타 고종 2년인 1865년 재건됐다. 그러나 일제는 총독부를 완공한 이듬해인 1927년 광화문을 경복궁 동문이던 건춘문 북쪽(현재의 국립민속박물관)에 옮겨 세웠다. 6．25전쟁의 참화속에 폭격으로 망실된 광화문 문루는 콘크리트로 복원돼 1968년 현 위치로 옮겨졌다.
이 사진은 6．25 종군기자로 참여했던 성두경씨(1915∼1986)가 촬영, 자택 창고에서 잠자던 것을 한국사진사연구소 최인진 소장이 발굴,
1994년 성두경 사진집 `다시 돌아와 본 서울'(눈빛)을 펴내면서 빛을 보게 됐다. 이 사진집의 작품들은 한국인이 기록한 유일한 6．25 사진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데, 서양인들의 다이내믹한 사진과 달리, 전쟁사진임에도 정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선린상업전수학교를 졸업하고 정자옥백화점(현재의 미도파백화점) 서적 카메라부 계장으로 입사, 사진을 시작했던 성씨는 전체적으로 정적인 풍경이나 살롱적인 경향의 사진을 많이 찍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