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송승헌 '잘생긴 남자 얼굴값 한다더니'
기사입력 1998년 03월 17일 14시 42분
MBC TV 일일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의 촬영이 한창인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오늘 촬영은 3일 동안 연속으로 방영되는 `도서관 시리즈' 중 한편.
송승헌이 사랑하는 애인 이의정을 멀찌감치 떼어 놓고 도서관 사서로 출연한 97년 미스 코리아 진（眞） 김지연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장면.
결혼을 앞둔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남자탤런트로 부상한 송승헌이기에 그의 인기는 실감이 날 정도.
송승헌이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에 나타났다는 소문이 봄바람을 타자 촬영장은 송승헌을 보러 온 여성팬들로 북새통.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보다 실물이 훨씬 돋보이는데?"
"와！ 꿈에 그리던 송승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만 들어 봤으면…."
이쯤 되면 촬영은 뒷전. 그렇다고 버럭 소리를 지를 수도 없는 것이 비록 촬영에 방해를 주긴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남자 셋 여자 셋'의 애시청자일터. 이러니 꾹꾹 참고 부드러운 어조를 날릴 수 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렇게 몰려 들면 촬영에 지장이 있어요. 제발."
하소연 한다고 흐트러질 사람들인가? 촬영팀의 고충을 알리 없는 이들은 계속 NG를 불러 온다.
덕분에 촬영 시작 12시간이 지난 오후 9시지만 촬영은 가닥을 잡기 힘들 정도.
권익진PD는 연방 구경꾼들이 만들어 내는 소음에 신경 쓰느라 정신을 잃을 지경.
골백번 `조용히 해주십사'는 부탁을 하고 송승헌에게 연기 주문.
"이번에는 김지연의 관심을 끌기 위해 책꽂이에서 책을 찾다가 `와르르'책을 쏟는 장면 부터！ OK?"
`OK！' 바로 이은 송승헌의 사인을 받은 권PD. 대차게 `큐우！'를 보낸다.
동시에 송승헌은 곁눈질을 하며 김지연을 보다가 책꽂이를 더듬더듬. 권PD의 주문대로 책을 쏟는다.
송승헌의 연기에 만족한 얼굴을 한 권PD가 김지연에게 접근하라는 수신호를 보내는 순간. 이번에는 툴툴거리는 여자 목소리 하나가 튀어 나온다.
"아구구 저런 바람둥이. 의정이 언니는 어떡하고 다른 여자한테 눈독을 드려！ 그래서 얼굴이 반반한 남자는 조심해야 된다니까."
"캇！ 이건 또 뭐야！"
촬영 스태프들이 목소리의 발원지를 추적하는 사이. 몰래 숨어 들었던 여자 초등학생 하나가 `톡' 튀어 나오더니 냅다 달아난다.
"승헌이 오빠！ 각오 해！ 의정이 언니한테 이를거야！ 씩씩."
이호규（방송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