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응용감독 '햄버거 왜 안나와!'
기사입력 1998년 03월 16일 15시 00분
★…`상조회가 결심하면 코끼리도 안무섭다（?）.'
겨울훈련 내내 해태의 간식은 햄버거 한쪽에 500㎖ 우유 한봉지.
먹성이 실력과 직결되는 운동 선수들에겐 턱없이 부족한 메뉴지만 돌도 소화시킬 한창 나이엔 이마저도 아쉽게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해태의 간식메뉴가 바뀌었다.
크림빵과 곰보빵으로 교체된 것.
선－후배 위계질서 엄하기로 소문난 해태에서 상조회장을 맡고 있는 이강철이 대만전훈서 돌아온뒤 매니저에게 간곡히 요청해 메뉴 개선에 성공했단다.
이강철은 큼직한 고기가 두툼하게 들어가 있는 햄버거를 지독히도 싫어한다.
별다른 잡음 없이 메뉴를 바꿀 수 있었던 것도 상조회장이라는 막강한 감투 때문.
게다가 투수 최고참 김정수가 왼쪽 종아리 통증으로 한동안 야구장에 나오지 못했던 것도 절호의 찬스였다.
김정수는 `햄버거 킬러.'
그러나 이강철이 미처 계산에 넣지 못한 변수가 하나 있었다.
코끼리 김응용감독의 식성.
김응용감독은 최근 우유와 빵을 감독실 탁자 구석에 치워넣고 대신 중국집에서 자장면 곱배기를 배달시켜 먹는다.
김감독도 역시 `햄버거 킬러'.
"어이, 매니저. 왜 요즘 크림빵을 갖다 놓는 거야. 햄버거를 먹어야지, 햄버거를…."
김응용감독이 간식메뉴 교체의 전모를 알게 되면 다시 햄버거로 바꿀까, 아니면 그냥 놔둘까.
[김성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