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통법규위반자 문의 '빗발'
기사입력 1998년 03월 14일 01시 38분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사면조치로 전국의 경찰서는 교통법규 위반자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되는가 하면 특별사면 대상자중에는 이색적인 경력의 인물들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문단과 학계는 물론 법조계까지 `음란성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외설논쟁을 일으켰던 마광수 연세대교수, 백범선생의 암살범을 살해한 버스기사 박기서씨, 소설가 황석영씨, 진 관스님（본명 박용모） 등이 이번 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복권조치된 마교수는 지난 92년 9월 소설 `즐거운 사라'를 펴내 변태적인 성행위와 혼음, 동성연애를 표현한 음란물 제작 혐의로 재판에 회부, 95년 6월 대법원으로부터 유죄를 확정받았었다.
민족정기구현협회장 권중희씨의 뜻을 좇아 지난 96년 10월 김 구선생 암살범인 안두희씨를 살해한 박기서씨는 독립유관단체 회원들 사이에서 `의적'으로 불리는 인물.
박씨의 재판 때는 독립단체 회원들이 재판부에 탄원을 요구하는 등 석방을 요구했지만 법을 외면할 수 없었던 대법원은 징역 3년형을 선고했었다.
지자제 선거를 앞둔 95년 3월 `지방자치제도 운용현황'이라는 외무부 대외비를 변조, 국민회의 권노갑의원에게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6월을 받은 당시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 통신담당 행정관 최승진씨도 복권의 기쁨을 맞았다.
또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장학로씨（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도 사면됐고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의 총책으로 무기수로 복역하던 황인오씨는 징역 20년 형으로 감형됐다.
이번 사면엔 교통법규 위반자 532만5천850명이 포함됐는데 각 경찰서엔 "당장 면허증을 찾을 수 있느냐" "범칙금도 면제되는 것이냐"는 등의 문의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오는 16일 오전까지 벌점기록을 없애기 위해 비상근무에 들어간 경찰청 교통전산실의 한 직원은 "전산요원이 6명에 불과해 주말과 휴일을 모두 반납해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면에선 552만7천327명이 특별사면, 복권과 행정처분 특별 취소 혜택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