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선동열 '이종범 통역' 1인2역
기사입력 1998년 03월 10일 15시 26분
★…`쓰야쿠（통역） 선.'
주니치 선동열이 하루 통역이 됐다.
선동열은 지난 9일 나고야구장에서 가진 팀훈련에서 코칭스태프의 지시와 조언을 이종범에게 전달해주는 1인2역을 했다.
통역을 맡은 최인호 매니저가 구단 사무실에서의 볼일과 같은 날 나고야에 도착한 이종범의 어머니와 누나 등 가족들을 마중하느라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그러자 아직 일본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이종범을 위해 코치들이 훈련 중간 휴식을 갖고 있는 선동열에게 `SOS'를 쳤다.
▲선동열（미즈다니 타격코치의 말을 듣고）＝종범아, 너 특타 해야 된다는데.
▲이종범＝토스배팅이랑 프리배팅을 충분히 했는데요.
▲선동열（미즈다니 코치에게 일본어로）＝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데요.
그래서 이종범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타격훈련을 가볍게 했다.
선동열은 이종범에게 야마다 수비코치가 유격수 수비훈련을 위해 주문한 내용도 자세하게 설명해줘 코치들은 "사이상（최인호씨）의 오늘 급료는 선에게 주어야 한다"고 농담을 건넸다.
지난 96년 1월 팀훈련에 합류한 선동열은 일본생활 2년3개월만에 일상 회화는 물론, 일본 매스컴과의 간단한 인터뷰도 일본어로 척척 할 정도가 됐다.
또 선동열은 "올해 일본에 온 종범이가 나보다 훨씬 빨리 일본어를 배울 것"이라고 말한다.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일본어 단어를 종이에 써가며 공부했고, 또 성격이 쾌활하고 적극적이기 때문이란다.
틀리더라도 무턱대고 말을 많이 하고 모르는 것은 꼭 물어서 알고 지나가는 것이 외국어 습득의 지름길.
"종범이는 올시즌이 끝날 무렵이면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듯하다"는 게 `일본어 통역' 선동열의 분석.[나고야＝이준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