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차감독 파리 워크숍 꼭 가야했나'
기사입력 1998년 03월 09일 15시 10분
제4회 다이너스티컵 국제축구대회에서 졸전으로 실망을 안겨줬던 월드컵축구대표팀이 8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러나 차범근 감독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차감독은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월드컵 워크숍 참가를 위해 도쿄에서 곧바로 파리로 간 것이다.
당초 차감독은 이 워크숍에 참가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한－일전 패배와 중국전 졸전 등을 이유로 워크숍 참가를 취소하고 곧바로 귀국, 선수단을 추스르겠다고 축구협회에 알려왔었다.
그러던 차감독이 돌연 워크숍 불참의사를 번복하고 다시 파리행을 감행했다.
월드컵 워크숍은 본선에 출전하는 32개국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여 상견례를 갖고 조직위원회로부터 월드컵때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전달받는 게 고작이다.
여유가 있다면 이런 워크숍에 참가해 안목을 넓히는 일도 결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지금의 차감독 입장에서는 총체적인 위기에 빠진 월드컵팀을 재정비하는 방안을 여러사람들과 진지하게 의논해야 할 때가 아닐까.
차감독이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일본의 오카타 감독은 대표선수를 배출한 프로구단에 감사인사를 하기 위해 신칸센을 타고 오사카로 떠났다.
이유인즉 "워크숍이 본선 32개국 감독들의 상견례와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모임이라면 축구협회 직원이 가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일본 매스컴들은 "오카타 감독은 일본축구의 승승장구를 선수들의 소속구단과 함께 할줄 아는 겸손한 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
차범근 감독과 오카타 감독의 행보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김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