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탐사대] 아시아하이웨이 (1)태국
기사입력 1998년 03월 06일 15시 18분
세계적 만년필 메이커인 파카(PARKER)가 주최하고 스포츠조선이 후원한 대학생 탐사대의 `아시아 하이웨이 12일간의 고행기'를 6일부터 연재합니다.
파카 고객 중 추첨으로 선발된 9명의 대학생들은 태국 방콕을 출발해 라오스∼베트남∼중국 진천까지 7천여㎞를 100% 육로를 통해 주파하고 최근 돌아왔습니다.
`IMF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과 모험 정신으로 아시아 대장정에 나선 젊은이들의 여행기를 4회에 걸쳐 싣습니다. [편집자 주]
태국 방콕의 돈무앙공항.
탑승교를 빠져나오자마자 후끈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서울에서 6시간정도 날아왔을 뿐인데 이곳은 섭씨 34도.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는 동안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첫날밤을 보낼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카오산로(路)에 도착했다.
동남아시아 배낭 여행자들의 본거지답게 수많은 게스트하우스와 선술집들이 즐비한 이곳은 서울의 이태원같은 곳.
유럽 중동을 비롯, 일본에서 온 젊은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태국 경제가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위기를 맞았다지만 카오산로는 불야성에 활기가 넘쳤다.
일행은 노천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며 엽서를 쓰거나 때마침 내리는 빗줄기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이국에서의 첫날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튿날 오전 6시 15분.
태국과 라오스의 접경 지역인 농카이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아시아 하이웨이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국적인 풍경과 맛있는 식사로 기차 여행의 첫머리는 즐거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몸이 꼬였다.
자다가 깨기를 10여차례 반복하고 농카이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5시.
무려 11시간 가까이 달린 셈이다.
라오스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일과 마감 시간인 오후 6시전까지 국경에 도착해야 했다. 녹초가 된 일행은 이번엔 `툭툭'을 타고 서둘렀다.
툭툭은 태국의 대표적 대중 교통 수단으로 세바퀴 모터사이클 뒤에 4∼5명이 탈 수 있는 트레일러가 설치된 운송 수단.
쉴틈없이 움직였지만 국경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는 6시 5분. 5분 지각이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돌아가라고 손을 내젓는 경비원.
생각끝에 뇌물(?)로 파카 만년필을 건네주니, 싱글벙글하며 OK 사인을 보낸다.
`이제 됐구나' 싶었다.
그러나 그건 오해였다.
OK 사인은 단순히 `웬 선물, 어쨌든 고맙다'는 뜻이었고, 비자 발급 관리가 퇴근했으니 내일 아침에 오라는 것이었다.
농카이까지 되돌아가 밤을 보내고 다시 오는 수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었지만 문제는 차편이 모두 끊겼다는 것.
히치 하이킹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기를 20여분.
손가락에 쥐가 날 때쯤 소형 트럭 한대가 섰다.
좌석이 없어 적재함에 탔지만 60여㎞를 걸어가는 것보다는 나았다. X계속〉
[정리＝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