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스티컵] 일부선수들 저녁도 거르고'침통'
기사입력 1998년 03월 02일 14시 35분
○…`3．1절 한－일전'에서 패배한 월드컵축구팀은 숙소인 요코하마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 돌아와서도 방안에서 두문불출하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
일부 선수들은 저녁식사마저 거른 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식사시간에도 무거운 침묵이 흘러 일부 선수들은 평소보다 일찍 수저를 놓고 자리를 이탈하기도.
○…차범근 감독은 일본전 패배로 표정이 굳어진 상태에서도 경기장에 남아 한－일전 이후 벌어진 중국－홍콩전을 분석하며 충격을 달래는 모습.
차감독은 숙소에 돌아온 뒤에도 평소와 똑같은 양으로 저녁식사를 한 뒤, 한－일전에 출전한 선수들을 차례로 방으로 불러들여 개별면담을 가졌다.
그러나 경기후 관례적으로 가져오던 팀 미팅은 침체된 분위기를 고려해 2일로 연기.
○…월드컵축구팀은 2일 오전과 오후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모습.
이날 훈련은 숙소에서 버스로 약 30분 정도 떨어진 미쓰자와 육상경기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30분동안 몸을 푼 뒤, 오후에는 전날 체력소모가 적었던 선수들과 부상선수들을 주축으로 실시됐다.
○…일본 언론들은 1일 저녁내내 TV화면을 통해 나카야마와 조 쇼지의 골장면을 방영하며 짜릿했던 순간들을 만끽하는 모습.
일본 매스컴들은 "오카다 감독의 작전이 또한번 적중했다"며 "이로써 일본은 한국 콤플렉스를 완전히 해소하게 됐다"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날 요코하마 시내에는 술집마다 평소보다 갑절이나 많은 손님들이 붐볐으며, 일본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울트라 닛폰（일본대표팀 응원단）의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일본대표팀의 가모 슈 전임감독이 4개월만에 TV해설가로 공식활동을 재개했다.
지난해 10월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도중 성적부진을 이유로 중앙아시아 원정도중 해임됐던 가모 슈 전감독은 1일 일본 NHK의 한－일전 해설자로 마이크를 잡았다.
일본축구계에서는 가모 슈 전감독의 공식활동 재개를 기념하기 위해 전날 저녁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만찬을 베풀기도.
한편 가모 슈 전감독은 대표팀 감독시절 코치였던 오카다 감독을 도와 틈틈이 일본의 월드컵 본선상대인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자메이카의 전력을 탐색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전의 비중이 워낙 컸기 때문인지 한국－일본의 개막전이 끝난 다이너스티컵은 그야말로 김빠진 분위기.
1일 한－일전에 이어 요코하마 구장에서 속개된 중국－홍콩전은 관중수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기자석도 중국과 홍콩의 기자들만 남고 모두 철수해 썰렁한 분위기.
[요코하마＝김동국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