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TV문학관] 고향잃은 사람들의 애달픈 삶
기사입력 1998년 02월 26일 16시 35분
KBS의 `신 TV 문학관'이 작년 5월 이후 10개월만에 부활됐다.
KBS는 공사창립 25주년 특집으로 다음달 1일 1TV를 통해 오후 10시30분부터 90분간 `신 TV 문학관_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극본 오은희 연출 김충길)를 방송한다.
댐공사로 마을이 수몰되는 사람들과 광주민주화 운동때 실종된 아들을 기다리는 노부부의 삶과 애환이 주된 내용.
송기숙씨의 소설 `당제(堂祭)'와 실존인물인 사진사 마동욱씨, 그리고 김용택씨의 서정시를 믹스해 놓은 이 드라마는 깨끗한 화면이 압권. 제작진이 "환경 드라마의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듯이 스토리가 전개되는 동안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튀어 오르는 물고기와 여치, 반딧불, 산새, 나팔꽃 등이 한폭의 수채화처럼 클로즈업 된다.
주제가 `실향'과 `이산가족'이고, 상황이 6．25, 광주 민주화운동 등을 담고 있어 결코 가볍진 않지만 시청자들은 강화도와 섬진강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카메라 앵글을 따라 자연스럽게 동화된다. 김명곤 이신재 등 중견배우들의 흔들림없는 연기도 리얼리티를 높인다.
하지만 서정적인 화면표현에 지나치게 집착하다보니, 수몰과 그로 인해 민감해질 수 밖에 없는 상실의 주제들이 다소 소홀하게 처리되고 있다.
제작진들은 "시청자들이 화면을 아름답다고 느끼면 수몰이 안타깝다는 메시지를 받을 것"이라고 하지만 메시지와 영상이 뒤바뀐 느낌.
낚시로 낚은 물고기가 죽은 것 같았다든지 연휴설정에도 수업을 받는 시골아이들의 모습은 의문을 갖게 하지만 탁월한 영상미를 감안하면 `애교'쯤으로 넘어갈만 하다.
[이유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