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46)하숙집
기사입력 1998년 02월 24일 15시 22분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지방출신 대학생들이 학교 기숙사로 대거 몰리고 있다고 한다. 경쟁률도 이만저만 아니라는 소식이다.
IMF 한파 때문에 시골에서 향토장학금 받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부 하숙집 주인들은 물가인상을 이유로 하숙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지방학생들의 몸고생과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렇게 먹고 자기 힘들어진 대한민국 대학생들과는 달리 18세기 독일의 대학생들은, 특히 하숙생들은 `인생은 즐거워'를 노래하며 학교에 다녔다.
당시의 독일 대학생들은 대부분 하숙생활을 했는데, 하숙생들은 하숙집 여주인으로부터 세끼 식사와 잠자리는 물론 여자까지 제공받았다. 특히 예나같은 대학도시에서는 이런 풍습이 일반적이었다.
하숙집 주인 아주머니들은 대학생들에게 식사 시중은 물론 잠자리 시중까지 들었다.
특히 과부 등 남편없는 여주인들은 서너명의 하숙생들에게 밤마다 스페셜 서비스를 제공해주곤 했다. 과부들은 밤마다 젊은 대학생들의 품을 옮겨다니며 젊은 정기를 마음껏 받아들였다.
남편 있는 아주머니들 중에도 젊은 대학생의 힘이 그리우면 주저없이 달려가곤 했다. 날로 시들해지는 늙은 남편에 비하면 팔팔한 대학생들은 생명의 샘과 다름 없었다.
아무도 뭐라고 시비거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방종한 섹스조차 자유의 구가였으며 우정과 우애의 표현으로 미화됐던 것이다.
마기스테르 라우크하르트라는 사람은 자신의 책에서 당시 대학생들의 생활상과 풍속을 이렇게 전해주고 있다.
"예나에서는 대부분의 대학생이 이른바 샤르만트（미인）를 가지고 있었다. 이 샤르만트는 신분이 천한 여자아이들이었는데, 대학생이 그 마을에 있는 한 계속 그 여자아이와 관계를 유지하다가 마을을 떠날 때는 후배 대학생에게 양도하기로 되어 있었다."
점잖은 집안의 딸도 대학교수의 딸도 대학생들과 만나 방종한 연애를 즐겼다. 심지어 선배들은 순진한 후배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교육시켰다.
"사랑하는 후배여, 가급적 많은 여자들과 사랑을 나누라. 처녀도 좋고 과부도 좋다. 그리고 사생아를 만들어라. 그것이 젊음의 특권이다.
마시고 취하라. 즐기고 놀아라. 도가 지나칠 정도로. 즐기는 것은 너의 명예에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않느니라."
그러나 이런 풍속은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고개숙인 남편들 조차 그런 젊은 대학생들을 뒷구멍에서 못마땅해 했을 뿐 문제 삼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이런 풍토 속에서도 독일의 대학들이 말그대로 학문과 진리의 요람으로 발전했으니 당시의 대학생들도 공부는 열심히 했던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