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상이력서 시대
기사입력 1998년 02월 20일 16시 26분
이력서는 취직의 첫 관문.
입사철이 되면 글씨 잘쓰는 친구에게 대필을 부탁해 보지만 틀에 박힌 이력서로는 자기를 `홍보'하는데 한계가 있다.
회사도 몇줄의 이력서만으로 응시자의 됨됨이를 파악하기가 힘들어 인사가 자칫 `망사'될 소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요즘 톡톡 튀는 신세대들은 종이 이력서를 사양한다.
원고지 수십장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한장의 CD나 비디오 테이프에 담은 기발한 `영상 이력서'를 제출해 인사담당자의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것.
`영상 이력서'가 활용되는 분야는 광고사나 방송국의 영상사업부, 프로덕션 등 아이디어 업체로 최근에는 이력과 면접, 실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영상 이력서'만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있다.
전문 컴퓨터디자인 학원인 `E4'의 박수민과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상 이력서'를 요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면서 "CD 한장이면 응시자의 모든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학원에서도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별도로 있다"고 소개했다.
J광고회사 입사를 앞두고 있는 김한수씨（25）는 "5분 짜리 영상물을 만들어 보냈는데 나중에 아이디어가 참신하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후배들에게도 `영상 이력서'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 이력서'는 화면이 나타나는 순간부터 응시자가 작품을 설명하면서 자신을 소개하는 CD형과 신상명세에 역점을 두는 비디오 테이프형 등 2종류.
CD형은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어 주로 학원에서 이뤄지고 비디오형은 가정용 캠코더로도 충분히 제작이 가능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모방송국 영상사업부에 근무하는 L씨는 "깜짝 놀랄만한 작품이 많아 이력서만으로 합격자를 가려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