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백대현 3단●김동면 6단
기사입력 1998년 02월 13일 15시 05분
제6보(48∼74)＝각종 기전의 예선전에서 신예들의 발목을 잘 잡기로 이름난 중견기사가 김 6단이다. 최근 신예들의 활약상에 자극을 받아 선배로서 더이상 후배들의 독주를 방관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 요즘 본격적인 바둑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재작년 그리고 작년, 그의 맹활약은 그 집념의 소산이다.
요즘 중견기사들 사이엔 연구회를 결성하는 등 공부하는 풍조가 만연해지고 있는데 바둑계의 보다 질적인 풍요로움을 위해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백 48이 전보에서 언급했듯이 고심의 일착이라고는 하나 흑 49로 째고 나오니 백의 고민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 백의 고전을 반영하듯 백 50의 수에 백 3단은 12분이나 소비하고 있다.
여기서 백의 선택은 실전의 50이나 54의 곳, 둘 중의 하나. 54쪽을 먼저 째는 것이 [참고도]의 변화. 흑으로선 6까지 부담없이 귀의 실리를 취해 하등 불만이 없다. 백 좌변은 관통했지만 흑 말에 별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좌변 흑 말은 A가 언제든지 선수로 들어 삶을 예약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은 50 쪽을 택했고 그런이상 53까지 좌상귀가 관통되는 것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만약 좌상귀 백 한점(△)이 아무 뒷맛없이 흑의 수중에 떨어진다면 귀에서 실리의 손실이 너무 커 백의 비세임은 불문가지. 아직 두 대국자가 확실한 수읽기는 못하고 있지만, 그 `뒷맛'을 향해 한수 한수 두어가고 있는 백 3단이다.
백 54∼흑 73까지 최선을 다한 일사천리의 진행. 과연 백 말은 살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잡힐 것인지, 그 문제를 뒤로 한 채 백은 일단 74로 걸쳐가고 본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