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 메이져리그 직행 '쾌청'
기사입력 1998년 02월 11일 15시 44분
"얼굴은 말랐는데 허벅지가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처럼 되어 있고 상체도 육체미 선수같아요"
지난 6일 LA에서 뉴욕 메츠 서재응(21)을 오랜만에 만난 김선우는 달라진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무엇인가 꼭 해낼 것 같은 느낌이었단다.
아닌게 아니라 서재응은 작년 12월부터 3달동안 LA에 캠프를 차리고 '지옥훈련'을 했다.
목표인 메이저리그 직행을 위해서는 슈퍼맨같은 체력이 아니면 안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운동량이 얼마나 엄청난지는 그의 허벅지 둘레에서 금방 가늠된다.
미국으로 떠날때의 허벅지 둘레가 23인치였는데 무려 3인치가 늘어난 26인치가 된 것.
웬만한 여자 허리보다도 굵어진 든든한 하체로 버티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강력해진 상체가 조화를 이루면 볼의 스피드도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80％까지 구위를 끌어올린 서재응은 눈 대중으로도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고 있으며 체중 증가로 공 끝에 힘이 붙어 포수 근처에서 떠오르는 '라이징 패스트볼'이 저절로 구사되고 있다.
서재응의 공을 받아주는 형 재환이 "무서워서 못 받겠다"고 실토할 정도.
국내에서 최고시속 151㎞를 기록했던 서재응은 "160㎞라도 던질 자신이 있지만 아직 무리할 시기가 아니라서 참고 있다"며 자랑이다.
서재응은 매일 LA 집근처의 산등성이를 10㎞씩 뛰고 있으며 곧이어 2시간의 수영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해 바늘도 안 들어갈만큼 탄탄한 몸을 만들었다.
1년 162경기를 소화할 체력을 만드는데는 필수요건인 식사도 철저하게 조절하고 있다.
미국생활 초기에는 한국에서 가져온 김치나 고추장을 주로 찾더니 요즘에는 불고기 등을 5∼6인분씩 해치우고 있다.
"(박)찬호형이 앉은 자리에서 차돌백이 5인분을 먹어 치운다는 말을 들었는데 나도 먹는데는 질 수 없지 않으냐"는 서재응은 뉴욕 메츠의 보비 밸런타인감독의 말에 희망을 얻었단다.
서재응은 "밸런타인 감독님이 그 정도로 열심히 했다면 메이저리그 직행은 문제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면서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지켜본 뒤 메이저리그 직행 여부를 가름하겠다고 말해 더욱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급 하드웨어'를 갖춘 서재응은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열리는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 직행 결정이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다.
[LA=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