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한국선수 싹쓸이?
기사입력 1998년 02월 11일 15시 44분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한국선수 싹쓸이'가 진행되고 있다.
보스턴은 지난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원광대투수 조진호의 신분조회를 의뢰해 김선우 김재영 이상훈까지 합쳐 4명의 한국선수를 보유하려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때 120만달러를 제시받았던 뉴욕 메츠 서재응까지 보스턴행을 결정했다면 무려 5명의 한국선수가 한팀에서 뛸 수도 있었다.
메이저리그 구단관계자들은 한팀에서 한국선수를 5명이나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마이너리그에도 비슷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으며 굳이 한국선수에 집착하는 이유가 경기당 5천명의 팬을 끌고다니는 LA 다저스 박찬호의 '상업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것.
메이저리그 구단관계자들은 "결국 보스턴이 한국선수를 싹쓸이해 다른팀에 고가에 팔아넘기거나 역수출하려는 의도"라며 비난한다.
올해안으로 한－미 협정서가 개정되면 아마선수들의 미국행은 어려워질 전망이며 이미 메이저리그의 집중공세로 쓸만한 자원이 거의 바닥나 '데려가고 싶어도 선수가 없는' 상황까지 다다랐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각구단은 박찬호의 성공에 자극받아 한국선수 보유에 열을 올리는 실정.
한국선수들의 희소성이 높아지면 보스턴은 쓸만한 선수 1명을 남겨놓고 나머지 선수를 다른 구단에 고가에 트레이드할 수 있다.
반대로 보스턴에서 뛸 한국선수들에게는 '봉변'인 셈이다.
한팀에서 일관된 스케줄을 가지고 2∼3년을 노력해도 메이저리그에 진입할까말까한 현실에 이팀저팀 옮기다 보면 마이너리거로 미국생활을 마칠수도 있다.
실제로 각팀들은 메이저리거로 키울 선수들은 절대 다른 팀에 이적시키지 않는다.
결국 보스턴의 장삿속과 눈앞의 100만달러에 눈이 멀어 신세를 망치는 선수가 생길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스턴은 레이 포이트빈트 국제담당이사와 재미교포 야구인인 박진원씨를 통해 몇년째 한국 점령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카우트 경력 30여년의 포이트빈트씨는 미국내 구단관계자들 사이에서 요주의 인물로 지목될 정도.
이상훈의 메이저리그행 제동도 보스턴이 LG에 트레이드 머니를 주지 않고 '거저먹기 위한 작전'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전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