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요리사 아빠''미용사 아저씨' 는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10일 15시 43분
IMF가 남녀의 직업 경계선을 허물고 있다.
피부관리사, 미용사, 액세서리 디자이너, 요리사 등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취업 전선에 남성들이 뛰어들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의 남성 피부관리사 학원인 서울 강남의 양일훈피부관리전문학원은 다음 학기를 앞두고 남성들의 접수 문의가 늘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양일훈 원장은 "상담자 중 한명인 40대 명예 퇴직자는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8천만원의 퇴직금으로 개업을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용사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커트, 퍼머, 신부화장을 하는 기술을 배우러 나선 중장년층 남성도 많다.
신촌미용전문학교의 접수담당 오승희씨는 "전체 수강생의 25%가 남성이며 10∼20대가 주류를 이루던 과거와 달리 30대 남성이 많아졌다"며 "6개월만 열심히 배우면 어렵지 않게 자격증을 딸 수 있다"고 말했다.
액세서리 디자인 분야로 뛰어드는 남자도 많아져 서울 강남구 신사동 유형액세서리 디자인스쿨의 경우, 지난해 이맘 때는 전체 수강생의 10%에 불과했으나 요즘에는 25%로 늘었다.
수강생 대부분은 졸업을 1∼2년 앞둔 대학 재학생들로 액세서리가 옷보다 불황을 덜 타는데다 남성이 여성보다 업체에 나가 적응을 잘 한다는 학원측의 말에 서둘러 수강 신청을 한 경우.
이밖에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남성들도 많아져 한국조리직업전문학교의 경우, 남학생이 전체 수강생의 60%에 육박한다.
이같은 추세는 상아탑에도 미쳐, 이번 전문대 입시에 피부미용과 유아교육과 간호학과 등 여학생이 주류를 이루는 학과에 지원하는 남학생의 수가 크게 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