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영어 공부에 푹빠진 박정태
기사입력 1998년 02월 06일 15시 40분
★…"아빠는 ABC, 아들은 가나다-."
요즘 롯데 '탱크' 박정태(29)가 영어 삼매경에 푹 빠져 있다.
지난 시즌을 마감하고 다니기 시작한 부산시 북구 덕천동의 영어학원 수강이 벌써 3개월째.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마산 스프링캠프 탓에 오전 7시부터 다니던 학원을 그만 뒀지만, 이제는 영어회화 테이프를 들으며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동료들은 부산에서 마산까지 이동하는 선수단 버스안에서 틈날 때마다 이어폰을 꽂고 영어를 읊조리는 박정태를 보고 "늦공부 터졌다"며 연신 놀린다.
주전 2루수 박정태가 영어를 공부하는 목적은 최근 선수단에 합류한 외국인 선수 덕 브래디(29)와 손발은 물론 입(?)까지 맞추기 위해서.
브래디가 올시즌 유격수로 기용될 게 확실해 눈빛만 봐도 서로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찰떡 궁합으로 `키스톤 플레이'의 진수를 펼쳐 보일 각오다.
박정태는 대학시절부터 영어 실력을 쌓아 자유로운 회화가 가능한 후배 마해영이 브래디와 영어로 농담을 주고받는 것을 볼 때면 부러움이 앞선다고.
자신의 영어 실력은 아직 띄엄띄엄 간단한 말뜻을 전하는 수준이기 때문.
그래도 박정태와 브래디는 69년생으로 나이도 같고 진지한 성격에 야구에 대한 정열도 비슷하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박정태와 브래디는 며칠새 몇마디 밖에 나누지 않았지만, 이내 "My type"이라며 서로 단짝으로 결론을 지은 상태.
박정태는 훈련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귀가한 뒤에도 영어 회화책을 놓고 씨름하는 것이 중요한 일과가 됐다.
그 옆에는 늘 큰 아들 시찬(4)이가 그림책을 펼쳐놓고 한글을 익히고 있다.
[박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