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팀] 믿음직한 게임 메이커가 없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03일 15시 54분
승승장구하는 월드컵축구팀에도 심각한 고민이 있다.
게임을 풀어나갈 확실한 플레이메이커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1월7일 '차범근 호'가 출범한 이후 테스트된 플레이메이커는 고종수(삼성) 윤정환(유공) 김도근(전남) 이민성(대우) 최문식(상무) 장형석 유상철(이상 현대) 홍명보(일본 벨마레) 김기동(SK) 장대일(일화) 등 무려 10명이다.
이중 장대일은 독특하게 최종 수비수로서 볼배급 능력을 시험 받았고 나머지 9명은 중원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비교적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상철 홍명보 고종수 장대일 등 4명도 차감독을 만족시키는데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차감독은 끊임없이 새 인물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만 이름있는 선수들은 모두 상비군에 속한 상태라 사실상 현실성이 없다.
결국 기존의 선수중에서 비교우위를 찾아야 하는게 차 감독의 유일한 선택인 셈이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대인방어를 주로 한 3-5-2(또는 3-6-1)를 채택한다.
차감독의 생각은 네덜란드 멕시코 등과는 기량차이가 있는 만큼 상대 스트라이커를 전담마크하지 않는한 승산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차범근 축구'는 지역방어를 채택한 팀에 비해 사실상 허리진이 1명 적어 중원에서의 게임조작이 쉽지가 않다.
결국 플레이메이커의 기량과 체력이 월등해야 한국은 경기를 수월하게 풀수 있다는 결론이다.
수비부담이 거의 없이 공격에 주안점을 두는 유럽국가들의 플레이메이커에 비해 '차범근 축구'는 '선 수비, 후 공격'으로 사실상 2배의 체력소모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발재간이 좋은 윤정환 최문식 김기동이 눈밖에 났으나 유상철 이민성 등이 관심권안에서 맴도는 이유는 바로 강한 체력과 수비력 덕분이다.
그러나 확실히 신뢰를 할 선수를 찾지 못한게 차 감독의 고민이다.
차감독과 한국축구에게 백마 탄 기사는 과연 나타날 것인가.
[이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