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권오인 2단●서봉수 9단
기사입력 1998년 02월 02일 15시 08분
제8보(117∼137)＝이 판을 두기전 서 9단은 `국수전' 도전기에서 이창호 9단에게 짜릿한 1승을 올린 상태였다. 그로서는 실로 4년만에 도전기무대에 나서 이 9단과 마주앉은 셈이며 또한 4년만에 이 9단에게 꿀맛같은 판맛을 본 셈이다.
비록 국수위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나름대로 지난해 대미를 의미있게 장식한 서 9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그의 `재기'에 발목을 잡고 나서는 세력은 `정상급'기사들만이 아닌, 이 판의 권 2단같은 프로 `새내기'들이다.
요즘 마치 `신제품'을 제조라도 하듯 쏟아져 나오는 신예 유망주들. 도통 듣도 보지도 못한 그런 숨은 진주들에게 서 9단같은 거목들도 `브레이크'가 걸리는 그런 무서운 시대가 오늘날 우리 바둑계인 것이다.
백이 우하 백 말의 엷음을 방치하고 계속 실리를 챙기며 버텨오자 서 9단도 더이상 못 참겠다는 듯 흑 17로 칼을 뽑았다. 백으로선 이곳을 방치한 대가를 톡톡히 치를 판인데 나름대로 백도 `비책'을 마련해 두고 있었다. 백 22 끼움이 그것. 하변 쪽 백 다섯점에 대한 구명수단이다.
흑 23은 어쩔 수 없고 백 24 때 흑은 25로 방향을 전환한다. 이 수로 초지일관 [참고도 1] 흑 1로 이어 하변 백 말에 미련을 두다가는 백 2가 A와 B를 맞보는 양수겸장의 묘수로 흑이 거꾸로 걸려든다.
33까지 하변 백 다섯점은 살아갔지만 흑도 상당한 전과를 거둔 모습. 게다가 백 34．36 후수 삶도 불가피하다. 그런데 흑 37로 밀어 중앙 백 석점을 싸잡으려 한 수가 끝내 문제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이 수론 [참고도 2] 흑 1이 반상최대의 곳. 다음 A도 선수로 듣는 만큼 20집에 가까운 곳이었던 것.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