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23)아이
기사입력 1998년 01월 25일 15시 41분
외신을 보니 12세 꼬마가 자식을 낳았단다. 영국의 숀 스튜어트군은 지난 20일 16세인 여자친구 엠마양의 출산을 지켜봤다. 여자에게 임신을 시켰을 때 이 친구의 나이는 11세였다는 계산이다.
김원중 교수가 쓴 '중국의 풍속'(을유문화사)을 보면 중국 황제와 왕들의 조혼 풍습은 놀랍기 짝이 없다. 춘추전국시대의 제후들은 모두 조혼을 제창하고 제왕들은 어린 여자들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한소제는 보위에 올랐을 때 8세였고 황후는 6세였다. 황후는 소제가 먼저 죽어 과부가 됐는데 그때 나이 15세. 또 한평제가 왕위를 계승했을 때는 9세였는데 시집온 여자도 9세였다.
진대(晋代)에는 한나라 때보다 조혼 풍습이 더욱 심했다. 진무제 때는 "여자가 17세가 되어서도 부모가 출가시키지 않으면 관리가 짝을 지어준다"고 했으니 국가가 나서 조혼을 장려한 셈이다.
조혼 풍습은 남북조때도 심해 남조 양나라의 고조 정귀빈은 14세때, 진문제 침후는 10세에 시집을 왔다. 북조 위나라 헌문제는 17세때 양위했는데 이때 5세된 아들이 있었다.
이처럼 조혼이 유행한 것은 농경사회라 출산(出産)이 만사(萬事)이기 때문이기도 했고, 인구를 국가 재산시했던 풍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적대국과 겨루기 위한 군사 자원의 하나로 인구를 늘리려 한 경우도 있었다. '춘추외전'에는 '월나라 구천이 오나라에 빠른 시간내에 복수하기 위해 남자 20세, 여자 17세가 되어도 결혼하지 않는 자는 부모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규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을 침대로 몰아넣는다고 늘 생산이 잘되던 것은 아니었다. 오죽하면 이런 에피소드까지 전해져 내려올까.
[건평 효왕의 비와 희(姬)는 아름다웠지만 아들이 없어 민간에서 여자들을 선발하여 모시도록 했으나 그래도 아들이 없었다. 효왕이 '아들을 구하는 방법이 있소?'라고 묻자 명의(名醫) 저징은 이렇게 대답했다.
'남녀 성교에는 반드시 마땅한 나이가 있습니다. 남자는 16세면 정자가 생성될지라도 30세에 아내를 얻어야 하고 여자는 14세에 월경을 시작할지라도 반드시 20세에 시집을 보내야 합니다.
모두 음양이 완벽하게 충실해진 연후에 성행위하며 잉태를 하여 기르고, 길러진 아이는 건강하고 오래 살 것입니다. 막 월경을 시작한 여자가 남자를 가까이 하면 음기가 빠져나가 불완전한 채로 상처가 있으며, 실하지 못하여 흔들립니다.
그래서 교접을 하여도 잉태하지 못하고 기르는 아이는 장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왕에게 아들이 없는 이유입니다.']
아무튼 스튜어트군, 엠마양. 애 잘 길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