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그 시절' 설 선물 뜬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23일 15시 58분
`설 선물도 복고풍'.
경제 한파로 인해 설 선물의 풍속도가 변하고 있다.
고가의 양주나 건강식품, 고급의류 등의 수요가 크게 준 반면, 설탕 참기름 세제 내복 등 60∼70년대에 유행했던 선물류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가격 폭등에다 품귀 현상까지 겹친 설탕이나 밀가루 식용유 등 식료품이 고급스런（?） 설 선물로 변모, `받고 싶은 선물 리스트'의 가장 윗부분에 자리잡은 것이 대표적인 예.
이를 겨낭, 뉴코아는 마진을 최대한 줄인 1만1천원짜리 식용유세트（1.8ℓX2개）와 3천480원짜리 설탕세트（3㎏）를 `베스트 설 선물'로 지정해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경방필도 밀가루（3㎏）세트 2천500원, 각설탕（5㎏）세트 1만1천200원, 식용유（1.8ℓX3개）세트 1만2천300원 등 조미료 특선 세트를 따로 만들어 내놓았다.
20여년전 최고급 선물이던 참기름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신세계는 제일제당 참기름세트（500㎖X3개）를 3만3천원에 내놓고 있으며, 그랜드도 1만9천원대의 참기름 세트를 주력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생필품이 부족하던 때 대표적인 설 선물이던 세제나 내의류도 IMF 시대를 맞아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올들어 대형 백화점들이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는 세제류는 60년대 설탕과 함께 주요 설 선물로 손꼽히던 품목.
롯데와 그레이스는 비누 치약 칫솔을 함께 묶은 선물 세트와 목욕용품 세트를 7천∼9천원으로 가격을 낮춰 내놓았고 현대도 1만원이 안되는 비누세트（6천300원）와 죽염치약세트（5개,7천500원） 등의 저가 상품으로 고객을 끌고 있다.
과거 빨간 내복과 검정 양말로 대변되던 속옷@양말류도 요즘에는 알찬 설 선물이다.
그랜드는 내의실속전을 통해 1만∼2만원선으로 낮춘 남녀 속옷 세트를 팔고 있으며 갤러리아나 그레이스도 5천∼1만5천원대의 양말 세트를 대량으로 쌓아 놓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올 설에는 특히 복고풍 선물의 수요가 크게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백화점들마다 품귀 현상을 빚은 생필품의 수급에 안간힘을 쓰는가 하면, 그동안 비인기 품목이었던 세제나 내의류 등의 물량을 20∼30％ 늘려 확보해 놓았다"고 말했다.
[서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