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란] '눈에 띄는 은막 신데렐라'
기사입력 1998년 01월 23일 15시 58분
데뷔 1년만에 톱스타를 꿈꾸는 신데렐라.
이태란(23)은 지난해 SBS TV 톱탤런트 대상 수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기대주답게 스크린에서 화려하게 비상했다.
이태란의 스크린 데뷔작은 `남자이야기'(심승보감독_시네스톰 제작). 상대역은 강력한 카리스마의 소유자 최민수.
이태란으로서는 버거운 상대가 아닐 수 없으나 오히려 최민수를 날개로 삼는, 배짱과 근성으로 심승보감독 등 제작스태프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주 모든 촬영을 끝내고 난 뒤, 최민수도 "당찬 신인"이라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
`남자 이야기'에서 이태란이 맡은 역할은 아들 하나를 키우며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희경이란 인물. 너무나 사랑하는 남자(최민수)가 주먹만을 믿고 거친 세월을 살아가자 "싸움에 끌려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며 남자 곁을 떠나간 여인이다.
영화에서 희경은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옛사랑을 받아들인다. 죽음과 시간의 덫에 허덕이는 남자에게 유일한 생명수와 같은 여인이 되어주는 것.
"시나리오를 읽고나서 너무너무 울었어요. 사랑하는 남자의 죽음을 바라보기만 하는, 또 아이에게는 아무것도 얘기해줄 수 없는 희경의 비극이 뼈속까지 느껴졌거든요."
이태란은 억척스런 또순이와 애달픈 사랑을 가슴에 묻어두어야 하는 비련의 여인 등 두 얼굴을 `능청스럽게' 표출, 전혀 연기경력 1년의 신인답지 않다는 평을 들었다.
편집과 녹음 등의 후반작업을 지켜보는 관계자들도 "희경이는 이태란을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라며 이태란의 호연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태란은 "가슴아픈 사랑이야기에 빠져들어 어떻게 촬영을 끝냈는지 모르겠다"며 "나중에 개봉됐을 때 관객들에게도 똑같은 느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
이태란의 열연이 기대를 모으는 `남자 이야기'는 다음달 중순경 일반에 개봉될 예정이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