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ML진출 어떻게 풀어야 하나?
기사입력 1998년 01월 23일 15시 01분
이상훈이 지난 22일 LG구단에 자신을 프리에이전트로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혹은 일본의 프리에이전트는 일정한 기준을 채우면 어느 구단과도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선수를 말하지만 이상훈의 경우에 적용되는 프리에이전트의 의미는 상당히 복잡하다.
한－미－일 3국의 제도와 규약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코트니 홍보국장은 본지 특파원과의 전화인터뷰서 "이상훈이 한국의 어떤 팀과도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규약에 따른 LG구단의 보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발언이고, 지난 83년 맺은 한－미 선수계약협정을 한번도 읽어보지 않고 말한 `아전인수'격의 해석이다.
즉 한국에 프리에이전트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구단의 보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트레이드머니를 한푼도 지불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면 이상훈이 한국내 규약에 어긋나지 않게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프리에이전트의 해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상훈은 메이저리그에 국한된 프리에이전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작년 일본 프로야구 롯데 지바 마린스에서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이라부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프리에이전트가 아닌 이라부를 자매구단인 샌디에이고에 보내기 위해 계약했다.
그러나 이라부에 대한 샌디에이고의 독점 교섭권과 임대조항은 이상훈과 보스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다른 구단과 선수노조의 반발을 불렀고, 샌디에이고로부터 트레이드머니를 받은 롯데는 손을 뗐다.
이라부는 일본에서는 임의탈퇴 선수, 미국에서는 프리에이전트가 돼 결국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고, 샌디에이고는 이라부를 넘겨주는 대신 양키스로부터 300만달러와 마이너리그 선수를 받았다.
`이라부 선례'를 보면 지바 롯데는 프리에이전트란 제도상의 명분을 빌려 실리까지 챙겼다.
따라서 KBO와 LG도 이상훈 문제를 개운하게 해결하면서 명분과 실리를 함께 챙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이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