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이민형 기죽은 후배들 코트 독려
기사입력 1998년 01월 18일 15시 46분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욱 똘똘 뭉치는 것이 우리 팀의 특징아닙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플레이를 펼쳐 승리하는 것 뿐이죠."
모그룹의 화의（和議） 신청으로 팀이 존폐위기에 몰린 가운데 처음 갖는 17일의 삼성전에 앞서 "눈물겨운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승리로 보답하겠다"던 광주 나산의 `맏형' 이민형（33．1@90）이 온몸을 던지는 투혼으로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이민형은 이날 삼성전에서 돌격대를 연상시키는 과감한 골밑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뚫는 `파이팅 메이커'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양팀을 통틀어 최다인 23득점（3점슛 4개）을 뽑아내 나산이 90대88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는데 최고 수훈을 세웠다.
이민형은 특히 118㎏의 거구 존 스트릭랜드가 버티고 있는 삼성의 골밑을 독일병정처럼 파고들다 수차례나 코트에 나동그라져 "저러다 큰 일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를 들을 정도로 무서운 승부근성을 발휘했다.
어깨가 축 처진 후배들의 사기를 살리기 위해 주장의 책무를 다한 것.
이민형은 평소 김상식 조던 브루소 등의 득점력을 살리는 어시스트맨의 역할에 주력, 팀내 득점랭킹은 4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산이 연패나 주전의 부상 등으로 위기에 몰릴때마다 전위에 나서 해결사 역할을 해내곤 한다.
황유하 감독이 `1게임 출전정지'를 당해 결장한 지난 10일 현대전서도 이민형은 23득점（3점슛 5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를 주도했었다.
특히 나산은 현재 코치 공백 상태여서 이민형은 황유하 감독과 선수들을 연결하는 `플레잉 코치' 역할까지 1인다역을 해내고 있다.
나산의 3연승 행진을 이끈 이민형은 "4,5라운드까지 이 기세를 몰고나가 반드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내겠다"며 지금까지보다 더욱 큰 성원과 관심을 보내 줄 것을 부탁했다.
[조석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