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성재 4단●안조영 4단
기사입력 1998년 01월 18일 15시 46분
제7보(126∼150)＝백 26이 회심의 일격. 이것이 모두 전보 흑의 작전실패에서 온 백의 프리미엄이다. 32까지 흑 한점이 백의 수중에 떨어지며 귀의 백집이 의외로 커졌다. 여기까지 좌변 흑 말을 공격한 대가를 최대한 벌어드리고 있는 백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국면은 정말 알 수 없게 되었다.
흑 33．35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곳으로 당연한 구출작전이다. 다음 흑 `가'로 막히면 견딜 수 없으므로 백 36은 이 한수. 그런데 여기서 국면은 예상치 못한 바꿔치기의 회오리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 시발점이 흑 37이다.
흑 37은 깊은 수읽기에서 결행된 수가 아니라 감각적으로 맥을 짚어간 수였는데 백은 그 바늘 끝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백 38로 밀고 올라온 수가 흑의 의표를 찌른 예리한 반격. 당황한 흑은 여기서 뒤늦게나마 하염없는 장고에 빠진다.
결론적으로 흑 37은 수읽기가 밑받침되지 않은 경솔한 응수타진이었다. [참고도 1] 흑 1．3으로 연결해둘 자리. 그러면 8까지 될 곳인데 흑은 귀중한 선수를 잡아 본보 50의 곳에 선착했으면 끝까지 알 수 없었던 국면이었다.
흑은 장고 끝에 39．41로 나와 끊어 49까지 대바꿔치기를 결행했으나 이 결과는 흑이 2집 정도 손해교환으로 여기서 승부가 결정되고 말았다.
흑은 37을 둘 때만 하더라도 [참고도 2] 1로 이어 충분히 수상전이 가능하다고 어설픈 수읽기를 한 것인데 백이 어떻게 두어도 흑이 수부족인 싸움이다. 실로 순식간에 일어난 변화였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