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국내 최고의 뚜쟁이로 불러주세요'
기사입력 1998년 01월 17일 15시 41분
미팅업계에 뛰어든지 반년도 안돼 미혼남녀 364명에게 짝을 지어준 `뚜쟁이'가 등장, 화제가 되고 있다.
배우자 정보회사 （주）듀오의 우승표 대리（30）.
지난해 8월 입사한 우씨는 독특한 이벤트와 회원관리로 불과 5개월동안에 이같은 성과를 올리고 이중 42명을 결혼에 골인시켰다.
이는 이 회사 직원 50명이 작년 한해동안 성사시킨 커플수（750여건）와 결혼성사 건수（98명）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로 미팅업계 사상 유례가 없는 기록이다.
비결은 톡톡 튀는 이벤트와 애프터 서비스.
우씨는 미팅에 레저스포츠 개념을 도입, `수상스키팅'을 비롯한 22개의 이색행사를 기획, 미혼남녀 4천364명을 미팅장으로 불러모았다.
이 중에는 마음에 드는 이성의 번호를 맞추는 `포켓볼팅'（10월4일）, 영화 `사랑과 영혼'의 도자기 빚는 장면을 연출하는 `고스트팅'（10월12일）, 첫눈 오는 날 연인을 만드는 `첫눈팅'（12월8일） 등 세간에 화제를 모았던 이색 미팅들이 포함돼 있다.
우씨의 `진짜 일'은 미팅이 끝난 뒤 시작된다.
미팅에선 커플이 되지 않았지만 잘 어울릴 것 같은 남녀를 메모해뒀다가 나중에 전화를 걸어 사랑을 연결시켜주는 이른바 `미팅 애프터서비스'를 벌이는 것.
우씨는 "애프터서비스로만 하루평균 60∼70통씩 전화를 건다"며 "결혼까지 골인한 커플들은 대개 이런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덕분에 （주）듀오는 지난해 7월 9천여명에 불과했던 회원수가 반년만에 3만여명으로 3배 이상 늘었고 ＰＣ통신 천리안이 선정한 통신 IP사업자 1천431개 업체 중 흑자순위 3위에 랭크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대구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뒤 검정고시를 거쳐 29세인 지난해 고려대를 졸업한 우씨는 "대학입학전 10년간 신발공장 노동자, 한약방 종업원 등 10여종의 직업을 거치면서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접했던 것이 이색 아이디어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비결을 털어놨다.
우씨는 "지난해 성사된 커플 중 아직 결혼하지 않은 연인 320명 중 30％ 이상이 올해안에 혼례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1천명의 솔로들에게 애인을 선사하고 이중 200명을 결혼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