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요즘 백화점은 중고상?
기사입력 1998년 01월 16일 15시 31분
`중고상으로 둔갑한 백화점'.
올들어 백화점들 사이에 벼룩시장이 붐을 이루고 있다.
`체면상'의 이유로 중고상품을 취급하는 것을 꺼리던 유통업체들이 혹독한 불황 타개를 위해 앞다투어 벼룩시장을 열고 있는 것.
지난해 말까지 수시로 벼룩시장을 개설했던 뉴코아는 지난 3일 서현점에 아예 상설 생활용품 중고가게를 차렸다.
하루 이용고객이 1천∼2천명, 1일매출액 150만∼300만원.
기탁 상품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져 처음에는 300여종이던 것이 이제는 5천여종을 넘어섰다. 또 고객의 요구로 최근에는 자동차, 가구 등의 대형상품과 부동산, 구인구직정보 등 전시가 불가능한 무형상품까지 다루기에 이르렀다.
뉴코아 중고상의 예상치 않은 호응에 발끈한 곳은 이웃의 갤러리아.
중고품을 다루면서도 `고급 이미지'를 그대로 살리려는 의도에서 품목을 모피와 피혁으로 한정, 지난 10일 압구정점에 벼룩시장을 열었다.
결과는 지나친 성공（?）이었다.
고급 모피를 10만∼20만원에 살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행사 당일 2천명의 인파가 순식간에 몰려들었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백화점측은 행사를 17일로 연기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장소를 대형주차장으로 옮겼지만 전보다 훨씬 많은 고객이 몰려들 것으로 보여 전 직원이 질서유지에 동원될 판"이라며 "벼룩시장이 이토록 큰 호응을 얻을줄은 상상조차 못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상황이 이쯤 되자 신세계와 유투존도 벼룩시장 틈새공략을 선언하고 나섰다.
신세계는 스포츠용품 중고시장을 연다.
사용하던 스포츠웨어와 골프 스키 등산용품 등을 이달 말까지 접수받아 31일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이번 행사에서는 상품 가격대가 최초 구입가의 10∼15％선에서 형성될 전망이어서 또 한 차례의 `소동'이 예상된다.
신세계는 2월말부터 벼룩시장의 취급품목을 전 품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투존은 청소년층을 겨냥, 2월 중순 영캐주얼 의류 중고시장을 열기로 했다.
[서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