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얌체족 손님이 가장 미워요'
기사입력 1998년 01월 13일 17시 25분
"보석이나 모피 등 고가품을 구입, 동창회에 가서 실컷 자랑한 뒤 제품이 마음에 안든다며 환불해 가는 고객이 가장 얄미워요."
최근 백화점업계의 고객상담실이 직원들을 상대로 `IMF시대 백화점 고객의 유형'을 조사한 결과 직원들은 한두번 사용한 물건을 환불해 가는 `얌체형' 손님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IMF사태 이후 그 수가 급증한 `호소형'의 손님도 탐탁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고객이 "회사가 부도 나서 현금이 부족하다"거나 "파혼 혹은 이혼을 해 구입한 물건이 불필요해졌다"며 환불을 요구할 경우 몹시 난처하기 때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환불을 해가려는 `막무가내형'도 요즘들어 부쩍 늘었다.
이들은 부러진 양산을 들고와 "백화점 물건이 이렇게 튼튼하지 않아서 쓰겠느냐"거나 다른 백화점의 물건을 갖고 와 교환을 요구하는 등 전혀 당치 않은 논리를 펴 직원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유통기한을 확인하지 않고 한참이 지난 뒤 찾아와 환불을 요구하는 `무지형'은 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5천만원을 도난당했다"며 "인상착의가 이러니 잡아주든지, 아니면 전액 환불해 달라"고 주장하는 `사기꾼형'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거의 사라졌다가 최근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한편 직원들은 손님이 많아 오랫동안 기다려야 함에도 아무말 없이 차례를 기다리는 `은근형'과 부모뻘의 나이임에도 판매원에게 깍듯이 존대말을 쓰는 `신사형' 고객을 좋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사원의 서비스나 근무태도에 대해 모니터를 해 잘한 점은 칭찬하고 잘못한 점은 따끔하게 질책하는 `스승형' 손님에 대해서도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