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얼룩진 중계문화 바로잡겠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11일 15시 45분
음성적인 중매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마담뚜'들이 결혼정보업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잇따라 양성화의 길을 모색, 주목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의 선릉역 근처에 `오－네트'（557－4422）라는 결혼정보업체를 개설한 차경애씨（50）.
서울 강남에서 지난 10여년동안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명문가의 혼인만을 주선, `신의 뚜'로 불려온 차씨는 마담뚜만이 갖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등 신랑신부감의 만남을 주선, 기존의 전문 미팅알선업체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강남의 마담뚜들은 건당 수억원을 호가하는 성혼사례비를 챙기기에만 급급해 온갖 권모술수를 동원하고 있어요."
양쪽 다 집안이 넉넉하다는 것을 과시하도록 수억원에 달하는 패물이나 지참금이 필수라는 식으로 유도하는가 하면 일단은 `맺어주고 보자'는 식으로 당사자의 이력이나 집안 내력 등도 조작하기가 일쑤라는 것.
차씨는 중매시장에서 이런 병폐가 판을 치게 된 것은 무엇보다 배금주의가 가장 큰 원인으로, 결혼을 자본주의 사회의 사업적 거래의 하나로 여기는 사회풍토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젊은 남녀간의 만남에 있어 중요한 건 미래이지 과거가 아닌데 당사자의 개인적 특성을 무시, 결국에는 이혼이라는 파국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는 것.
차씨는 이에따라 최근 용인 백암초등학교 동창생으로, 역시 마담뚜로 활약해온 이순호－박영옥씨 등과 의기투합, `오－네트'라는 이름으로, 얼룩진 국내 중매문화 일신에 앞장서고 있다.
미혼남녀가 회원가입을 신청 할 경우 3명이 청문회식의 집단면접을 실시, 도덕성 등을 검증하는 것과 아울러 부모까지 함께 만나도록 주선하는 것도 특징.
또 오는 14일에는 의대를 졸업한 수련의 10명과 여성회원들이 함께 공포를 주제로 한 테마파티를 즐긴 뒤 `킹덤'이라는 공포영화를 관람하는 단체미팅을 개최키로 하는 등 신세대 구미에 맞는 각종 이벤트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