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공포여행' 유행
기사입력 1997년 06월 30일 13시 56분
`여름에는 공포여행이 최고'.
젊은이들 사이에 `공포여행'이 유행하고 있다.
공포여행이란 귀신이 나타난다는 전설이 있거나 이상한 일이 자주 발생하는 곳을 찾아가 몸소 공포감을 체험하는 이색여행.
`전설의 고향'은 물론 무덤이나 서낭당, 장승 등 옛부터 공포의 대상으로 전해져 오는 곳을 택해 야영을 하며 특유의 싸늘함을 즐기려는 신세대들이 크게 늘고 있다.
등산소모임을 이끌고 있는 홍지훈군(21·가톨릭대 회계 2년)은 "매년 되풀이되는 하계등반에 싫증을 내는 친구들이 많아 올해에는 색다르게 공포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장마가 끝나면 3박4일의 일정으로 경상도지방의 돌무덤과 장승들만 찾아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포여행족들은 사전에 관련책자를 섭렵해 여행지를 결정, 사전답사를 실시하는가 하면 최근 방영되고 있는 MBC의 `이야기속으로'나 SBS의 `토요 미스테리' 등 실화에 바탕을 둔 납량특집 다큐멘터리물들에서 힌트를 얻는 경우도 많다.
공포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으로는 경북 안동의 `황금소나무'나 북한산의 `인수봉' 등이 대표적.
잎에 누런색을 띠어 `황금'이란 말이 붙은 경북 안동의 소나무는 나무를 건드린 사람에게 불행한 일들이 생긴다는 소문이 퍼지며 주위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북한산의 인수봉은 많은 등산객들이 자주 오르는 곳이지만 얼마전 TV프로를 통해 이곳에서 있었던 기괴한 사건이 소개된데다 최근 탤런트 홍리나가 이곳에서 추락하는 사건이 일어나 공포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