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PK맨
기사입력 1997년 06월 25일 14시 07분
"골을 넣을 자신이 없으면 페널티킥이라도 유도해 내라."
프로축구 신생 대전 시티즌의 김기복 감독이 요즘 소속팀 공격수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페널티킥만 얻어낼 경우 골을 얻은 것이나 똑같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주문이다.
프로데뷔후 100％의 페널티킥 성공률을 자랑하는 선수를 보유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김정수（23．金廷洙）. 그가 바로 백발백중의 `PK 맨'으로 성가를 떨치고 있는 페널티킥 전문 골잡이다.
지난 22일 현대와의 97라피도컵 프로축구 6차전（2대2）에서도 페널티킥으로 한골을 엮어냈다.
스위퍼인 김정수가 올시즌 기록한 골은 3골. 모두 페널티킥에서 나왔다.
3차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모두 골로 연결시켰으므로 적중률 100％다.
무엇보다 신인답지 않게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성을 잃지않는 게 김정수가 `PK 맨'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비결이다.
여기에다 김기복 감독이 그를 페널티킥 전문키커로 육성한다는 방침아래 올초부터 훈련시 페널티킥 슈팅연습을 집중적으로 시킨 것도 효과를 거뒀다.
페널티킥만 잘 차는 것이 아니라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팀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게 김기복 감독의 칭찬이다.
이처럼 김감독의 총애를 받고있는 김정수지만 요즘 심사가 편치않다.
대표팀에서 불명예스럽게 탈락한데 따른 `한（恨）'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대전에선 유일하게 대표로 깜짝 발탁돼 기대를 모았던 김정수는 그러나 벤치만 지키다가 2개월뒤 대표팀에서 기량부족으로 밀려났다.
김정수는 "앞으로 부지런히 실력을 연마해 꼭 다시 태극마크를 달겠다"며 어금니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