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최규병8단●김만수2단
기사입력 1997년 06월 20일 14시 45분
제9보(159∼177)＝흑 59로 내려서자 국면은 본격적인 수상전의 양상. 갑자기 반상엔 활기가 띤다.
결과를 떠나서 여기까지 변화를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흑의 투지가 돋보이는 장면.
백은 수상전의 일환으로 60의 묘한 곳을 짚어갔다.
일견 묘수같이 보이지만 본 수상전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국후 최 8단도 이 수를 둔 이유가 흑 1로 받지 않을 수 없을 때 백 2를 두기 위함이었다고.
그런데 흑 3 이하 수상전을 벌이면 17까지 흑이 먼저 따내는 `선패'가 되어 백의 실패임을 뒤늦게 알았다 한다.
즉 흑 1에는 ◎와 상관없이 백 2 쪽에서 수를 죄어가는 것이 정수.
그러면 14까지 백이 먼저 따내는 `선패'가 된다.
물론 과는 팻감하나 차이지만 그 차이는 큰 것. 어쨌든 이 수상전의 결과는 백의 선패임이 밝혀졌다.
그런데 흑의 고민은 팻감도 팻감이지만 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데 있다.
즉 백은 패에 져도 적당히 다른 곳에서 득을 취하면 충분하지만 흑으로선 이 패의 승패가 곧 승부로 직결되는 판국.
그런 부담 때문에 흑은 결국 본패를 결행하지 못하고 61로 우회작전을 들고 나왔다. 그렇게 되면 67까지 `각생'으로 일단락. 다음 흑 69∼73으로 우변을 취하고 백도 74로 끊어 우상귀를 취했다.
즉 대바꿔치기가 이뤄졌는데 이 결과는 어땠을까. 그리고 흑 77로 중앙 백 말의 삶은 안전한가. 65＝61. 14＝2, 15＝4, 17＝13 14＝△의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