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현대 '목걸이 걸면 가만 안두겠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5일 15시 02분
수백 ㎏짜리 목봉 대신에 1㎏ 미만의 야구 방망이를 들었다 뿐이지 `기강 확립'이라는 구호는 군대나 다를게 없다.
현대가 하위권 탈출의 마지막 방법으로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우선 김재박감독은 14일 인천 삼성전부터 목걸이 착용을 금지했다.
그동안 절반이 넘는 선수들이 목에 치렁치렁 걸고 다녔던 목걸이는 기강 확립의 첫 희생양.
자칫 목걸이가 덜렁거려 러닝에 지장을 줄까봐 아예 빼놓고 오도록 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랙 가드（발목 아대）를 풀도록 지시했다.
자기 타구에 다리를 맞아 부상하는 것을 막기위해 타자들도 랙 가드를 착용하지만 1루까지 뛸때 10분의 1초라도 손해볼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타격 훈련때는 아예 김무관타격코치가 총대를 맸다.
감독이나 코치가 직접 배팅볼을 던져주는 경우는 있었지만 포수용 장비를 모두 갖추고 공을 받아주기는 처음.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속에서 중장비를 둘러쓴 김코치의 온 몸은 땀 투성이.
코칭스태프가 던지고 받는 가운데 선수들이 더욱 집중하게 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제는 타격 훈련이 끝나면 김광림 윤덕규 등 최고참들도 운동장으로 뛰어나가 공 줍기에 열중이다.
그동안 팀 성적이 바닥을 맴돌며 자칫 패배주의에 물들까 염려한 김재박감독의 극약처방.
그동안 트레이드,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 주전선수 변경 등 온갖 방법으로 분위기를 바꿔 보려고 했던 현대의 마지막 카드 `야구 기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