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데] '한국만 오면 일이 잘풀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3일 14시 42분
`한국은 역시 기회의 나라.'
포항에서 꽃핀 라데（27．유고）의 프로축구 인생이 서울에서 다시 국가대표로 영글고 있다.
일본프로축구（J리그） 제프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다 제2회 코리아컵 국제축구대회（12∼16일）에 임시 유고대표로 참가하고 있는 라데는 12일 가나와의 개막전서 붙박이 국가대표로 가는 길을 터놓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팬들의 연호속에 7개월만에 한국 그라운드에 나선 라데는 19분 GK까지 따돌리는 낯익은 드리블 솜씨로 역전 결승골（2_1）을 터트리더니 종료 직전에는 GK가 쳐낸 동료의 프리킥을 번개처럼 밀어넣어 깔끔한 승리를 엮어냈다.
국가대표 데뷔전서 2골을 터트린 라데의 활약에 매료된 페트코비치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라데에게 붙은 `임시 대표'의 꼬리를 떼어줄 것임을 시사했다.
페트코비치 감독과는 청소년대표 시절（90년） 호흡을 맞춰본 사이.
이후 라데가 내전에 휩싸인 고국을 등지고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페트코비치 감독은 그의 존재를 거의 잊어버렸다가 이번 원정에서 주전 2∼3명이 빠지게 되자 다시 라데를 떠올린 것.
한때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 나가고 싶어 했을만큼 국가대표에 강한 집착을 보였던 라데는 이제 당당히 유고 대표 유니폼을 입고 `파리행 테제베（TGV）'를 예약할 수 있게 됐다.
유고는 98프랑스월드컵축구 유럽 6조 예선에서 스페인에 승점 1차로 2위（6승1무1패）를 달리고 있어 유럽에 14장이 배당된 본선티켓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4년6개월간 폭풍이 몰아치듯 각종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프로축구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라데는 생각지도 않은 국가대표 유니폼까지 입게 해준 한국이 이래저래 고마울 수밖에 없다.
그가 마치 수원 삼성 입단을 예약한 것처럼 외치고 다니는 것도 결국 한국에 대한 애정의 표현에 다름 아니다.
이제 라데는 국내 프로축구 용병들에게 가장 성공한 `코리안드림'의 모델로 각인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