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잠실 새풍속도 '김경원 세이브 송'
기사입력 1997년 06월 13일 14시 33분
전광판에 `SOS'가 그려지고 슈퍼맨마냥 망토를 멋지게 걸친 곰돌이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나타난다.
그러면 잠실구장에 모인 OB팬들은 마운드에 누가 등판할지 다 안다.
여지없이 `소방수' 김경원이 등장해 상대 타자들을 무력화시키고 팀승리를 지켜내는게 짜여진 각본.
경기가 끝난뒤엔 1루측 팬들은 `김경원 세이브 노래'를 목청껏 부르고 기분좋게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요즘 OB의 홈경기때면 잠실구장에서 볼 수 있는 풍속도다.
잠실구장 전광판에 `김경원 그래픽'이 마련된건 지난 95년.
94년 OB 선수들의 팀이탈 파동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구단에선 응원가와 전광판 그래픽을 모두 바꿨다.
`OB OB OB 우리의 희망∼'이란 유명한 응원가가 나온 것도 이때.
응원가와 함께 팬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전광판 그래픽을 구상하던 중에 우연히 슈퍼맨을 떠올리게 됐다.
그래픽을 담당하던 기획사 `매스 노블티' 사원들과 구단직원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끝낸뒤 저녁식사를 하던중 TV에서 방영된 슈퍼맨 영화를 보고 무릎을 탁 친 것.
OB에선 95년부터 `김경원 그래픽'을 내보냈으나 별 히트는 못 쳤다.
김경원이 95년 15세이브, 96년 9세이브로 부진한 바람에 작년부터 슬그머니 `조기 종영'하게 된 것.
하지만 올시즌 김경원이 26경기 무패행진（2승13세이브）을 하며 확실한 마무리로 자리잡자 최근 다시 `슈퍼곰 그래픽'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중간계투 강병규의 등번호가 1번, 김경원이 19번으로 OB팬들은 `119'가 이어져 나오면 100％ 승리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