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축구] 수중전 주의보
기사입력 1997년 06월 12일 14시 59분
지난 10일부터 97세계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 （6월16일∼7월5일）가 열릴 말레이시아 쿠칭시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하고 있는 한국청소년축구팀에 `수중전 주의보'가 내려졌다.
우기를 맞아 매일 오후나 밤에 1∼2차례씩 어김없이 찾아오는 열대지방의 소나기인 스콜 때문이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3시간 가량 강풍을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지면 운동장은 순식간에 물바다가 돼버린다.
더욱이 한국이 남아공 프랑스 브라질과 B조 예선을 치르는 시간대인 오후 4∼5시 사이에 비가 퍼붓는 경우가 많아 예선 3경기 모두 수중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따라 박이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적응력을 키우기위해 지난 11일에는 장대비 속에서 2시간 가량 훈련을 강행하기도 했다.
박이천 감독은 "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도는데다 비까지 내린다면 체력적으로 선수들에게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라며 "수중전에 대비한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수중전의 경우 조직력보다는 체력과 정신력의 싸움인만큼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승패의 주요 변수라는 것이 박감독의 생각이다.
또 문전에서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도 집중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박감독의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중전이 펼쳐질 경우 같은 조의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개인기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는 브라질 남아공 선수들에게는 그라운드 컨디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비'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는 최근 청소년팀의 국내 평가전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지난 5월22일 비가 뿌리는 가운데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가나와의 1차 평가전에서 한국은 기동력을 앞세워 가나 선수들의 개인기를 허물고 3대1로 낙승했다.
어쨌든 한국으로서는 열대의 무더위와 함께 스콜이라는 또 하나의 극복해야 할 숙제를 안게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