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세계그라운드엔 지금 '왼발스타' 열풍
기사입력 1997년 06월 10일 15시 08분
브라질대표 로베르토 카를로스(24．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왼발이 지구를 흥분시키고 있다.
지난 4일(한국시간) 프랑스에서 벌어진 4개국친선축구대회 프랑스와의 경기서 30m짜리 프리킥을 활처럼 휘어지는 마구(魔球)로 처리, 골네트를 흔든 것이다.
시속 39.3마일(63㎞).
그다지 빠른 볼은 아니었지만 그 정교함과 우아함에 다들 놀라고 말았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레퀴프는 카를로스의 볼을 UFO에 비유했고, 프랑스대표팀의 M 자케 감독은 "그 볼은 다른 세상에서 온 것 같았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의 왼발이 브라질축구의 위력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인 것이다.
세계 축구계에선 이처럼 `왼발잡이'들이 갈수록 위력을 떨치고 있다.
카를로스 이외에 대표적인 왼발잡이로는 `왼발의 마술사' 스토이치코프(31．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꼽을 수 있다.
94미국월드컵에서 왼발로만 6골을 뽑아내며 조국 불가리아를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4강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에는 스토이치코프 말고도 이름난 왼발잡이가 많다.
그와 함께 활약했던 발라코프(31．독일 슈투트가르트), 미국월드컵서 드미트레스쿠와 짝을 이뤄 루마니아를 64년 만에 8강으로 이끈 게오르게 하지(32．터키 갈라타사라이) 역시 왼발이 주무기다.
당시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아르헨티나를 3대2로 거꾸러뜨린 하지는 플레이의 90%를 왼발에 의존하고 있다.
유고 출신으로 나란히 세리에A(이탈리아 1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미하일로비치(28．삼프도리아)와 사비체비치(30．AC밀란), 크로아티아산 스트라이커 수케르(29．레알 마드리드) 등도 `왼발의 귀재'들이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왼발잡이는 시뇨리(29．라치오).
스페인에서는 `떠오르는 별'로 주목을 받고 있는 라울 곤살레스(196．레알 마드리드)가 최고의 왼발잡이로 꼽힌다.
그의 왼발 의존도는 70% 정도로 스토이치코프(95%)나 크로아티아의 야르니(28．스페인 베티스．90%) 만큼 높지는 않지만 중요한 순간엔 대부분 왼발로 볼을 처리한다.
이밖에도 독일의 지에게(25．바이에른 뮌헨), 브라질의 레오나르도(27．파리 생제르맹), 아르헨티나의 레돈도(27．레알 마드리드) 등이 왼발을 주로 쓰며 GK 중에서는 파라과이의 `골잡이 GK' 칠라베르트(31．아르헨티나 벨레스)가 대표적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의 하석주(29．부산 대우), 중국의 리빙(27．북경 국안), 일본의 나나미(24．주비로 이와타) 등이 간판급 왼발잡이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