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허장회 8단●최명훈 5단
기사입력 1997년 06월 09일 14시 07분
제9보(182∼243)＝전보 치열한 패싸움으로 상변은 온통 백집으로 변했지만 백으로선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애초 하변에서 손해를 자초하며 시작된 싸움은 상변에서 패를 내는 것으로 백은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패싸움 와중에 흑은 하변을 최대한 부풀렸고 좌상 백귀를 깨고 살았으며 중앙 백말도 엷어져 흑으로선 전혀 득이 없는 결과였다.
지금의 형세는 비록 상변 백집이 크긴하지만 그곳에 편중되어 있어 흑의 여러 곳 집들을 감당하기엔 역부족.
백은 비세를 의식하고 86, 88로 최후의 칼날을 세워본다. 여유가 있는 국면이라면 백 1, 3으로 느긋하게 두어갈 곳.
그래놓으면 중앙 백말은 별도로 살게 된다.
그러나 이렇듯 느긋하게 두어서는 전혀 승산이 없는 국면.
그런데 흑 91에서 허 8단의 손에 힘이 빠지고 만다.
이미 1분 초읽기에 몰린 백은 애초 1로 끊는 변화를 완벽히 읽지 못하고 있었던 듯.
그러나 뒤늦게 없는 시간을 쪼개 18까지 확인한 백은 허탈감에 빠진다.
백이 한수 늦은 수상전인 것.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백 92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고 흑 93 빵때림을 허용해 승부처마저 없어진 국면.
흑 115에 백 116으로 `가'에 이으면 흑 117의 수단은 없다.
그러나 흑 `나'로 붙여 끊으면 중앙 백말은 살 길이 없다.
121까지 재차 귀를 파고 123에 지켜 승부차는 갈수록 벌어진다.
끝으로 백은 130에 이어 수상전을 꾀해 보지만 143까지 역시 한 수 부족.
이제 백으로선 만사휴의인 상태다. 140＝137의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