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좌타자 정면돌파'
기사입력 1997년 06월 06일 14시 42분
`드실즈를 비롯한 좌타자를 잡아라.'
박찬호（24·ＬＡ 다저스）가 7일 오전 11시5분（이하 한국시간） 홈에서 맞붙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좌타자를 사냥해 5승째를 올린다는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지난 2일 원정 경기에서 카디널스를 물리쳐 원정 6연전 다저스 투수가운데 유일하게 1승을 거뒀던 박찬호는 이번 일전이 홈에서의 재대결이어서 자신감에 넘쳐 있다.
그러나 카디널스의 요즘 기세가 만만치 않은데다 좌타자 일색이라 안심할 수만은 없다.
카디널스는 최근 3게임에서 평균 11득점의 불꽃 타선을 과시하고 있으며 좌타자들인 딜라이노 드실즈, 레이 랭포드, 존 메이브리, 드미트리 영 등이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드실즈는 2일 경기에서 무려 4안타를 퍼부어 박찬호에게 메이저 리그 데뷔 이래 한경기 최다안타 허용의 수모를 준 주역.
5일 경기에서 홈런 포함, 3타점을 올린 3번타자 랭포드는 3할7푼6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4번타자 영은 5일 4안타에 4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15게임 연속안타를 치고 있는 메이브리는 다저스와의 4연전에서 14타수 10안타의 맹타를 휘둘렀었다.
카디널스의 라루사 감독은 적어도 5명 이상의 좌타자를 타순에 배치할 것이 분명하다.
우타자들은 박찬호의 먹이라는 것을 이미 메이저리그 감독들이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우타자들은 박찬호에게 1할5푼7리로 지리멸렬하지만 좌타자들은 2할6푼6리를 치고 있다.
4구도 우타자는 4번에 불과하지만 좌타자는 16번이나 얻어냈다.
물론 지난 시즌에 비해 좌타자 상대 능력이 많이 향상됐지만 아직도 껄끄러운 것이 사실.
그러나 박찬호는 원정에서도 잡은 카디널스를 홈에서 못잡을 이유가 없다며 큰소리다.
지난 시즌 홈 경기에 훨씬 강했던 박찬호는 올 시즌도 홈 방어율이 2.29로, 원정 방어율 3.65보다 낮다.
박찬호는 다시 한번 카디널스를 제물로 3연승 가도를 달릴 자신감에 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