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초반 난조 이대진 옥죄였다면...
기사입력 1997년 06월 04일 00시 35분
특히 어느 포지션보다 섬세한 투수는 공 하나에 흐름이 뒤바뀌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해태의 선발 이대진은 팀의 2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1회말 구위가 썩 좋지 않았다.
공끝은 왠지 무뎠고 무엇보다 컨트롤이 들쭉날쭉했다.
1번 최태원을 볼카운트 1_3에서 어이없이 높은 공으로 4구를 내준 뒤, 2번 김광림에게도 0_2로 몰렸다.
3구째 역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높은 직구.
그러나 김광림은 이 공을 향해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마운드위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이대진의 표정이 백스톱 뒤에서까지 엿보일 정도였다.
경기흐름이 해태쪽으로 넘어간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
7회까지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초반 대량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강공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쌍방울 벤치가 안쓰러울 따름이었다.
만일 쌍방울이 1회말 미처 컨트롤이 잡히지 않은 이대진을 좀더 끈질기게 물고 늘어 졌다라면….
물론 야구에서 `가정'이란 성립되지 않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