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중세일 시대 예고
기사입력 1997년 06월 03일 15시 09분
자동차 시장의 `연중 세일'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예년의 경우 연식 변경을 앞둔 연말에 한해 1∼2개월간만 무이자 할부판매나 할인판매를 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연중 할인판매시대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
올해 모델 변경 이외에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않은 현대자동차는 지난 4월 한달간 한시적으로 실시하려던 전차종 24개월 무이자 할부판매를 연장하고 6월까지 계속하고 있는 상태.
현대는 또 뉴 쏘나타Ⅲ 출시를 이유로 구형에 대해 20만원 할인 판매하고 있으며 영업사원 직권으로 차종에 따라 10만∼50만원 상당의 부가 서비스 품목 무료 제공도 펼치고 있다.
기아자동차 역시 지난 4월부터 실시한 아벨라, 세피아, 크레도스 등에 대한 30개월 무이자 할부판매를 3개월째 하고 있으며 연리 6∼10%의 60개월 장기 저리 할부판매와 차종에 따른 10만∼300만원의 할인판매도 계속하고 있다.
현대, 기아와 달리 무이자 할부와 할인 판매를 극도로 자제해 왔던 대우자동차는 라노스와 누비라, 레간자 등 `신차 3총사'에 대한 초반 판매 돌풍이 수그러들면서 극도의 고민에 빠져 있는 상태.
3개의 신차종 개발에 3조원 가량을 쏟아부은 대우는 최단 기간 투자비 회수를 위해 신차 이미지에 편승, 현재 라노스만 15만원 할인 판매하고 있으나 판매 부진이 계속되면서 누비라나 레간자에 대한 무이자 할부판매나 할인판매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는 특히 오는 9월 현대가 신개념 경차 `아토스'를 출시키로 함에 따라 월간 1만대를 기록하던 티코 판매도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는 등 예상밖의 매출 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자동차시장도 백화점과 같이 연중 세일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과잉 생산에 따른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동차업체의 조업 단축도 한계가 있어 국내－외 자동차시장이 호황 국면으로 극적 반전을 하지 않는 이상 정상 판매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