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 외국인 심판 '3중 보호막'
기사입력 1997년 05월 25일 16시 48분
프로축구연맹（KPFL）이 외국인 심판들을 `검은 유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아찔한 `함정'을 파놓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지난달 26일 라피도컵 정규리그 개막전부터 휘슬을 물기 시작한 조지 보후넥（46） 찰스 울리크（45） 두 체코인 심판에 대한 연맹의 중간평가는 모두 A학점.
이들은 엄격한 룰 적용과 경기운영 능력, 판정의 정확성 등에서 "과연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도 축구팬들은 이들의 `사심없는 판정'이 행여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본인들의 의지도 문제지만 과거 일부 프로구단들의 심판로비 의혹도 노파심을 부추기고 있다.
연맹의 대책은 우선 이들이 `검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도록 생활을 보장해주는 데서 시작된다.
월 4천달러（약 350만원）의 봉급과 식대보조비 월 800달러（약 70만원）, 아파트（33평）와 기사가 딸린 승용차（쏘나타Ⅲ）, 출장비 등을 합치면 이들의 생활은 체코에서 최상류층에 속한다.
체코에 부인과 아들 한명이 있는 보후넥씨는 본업인 영화감독을 위해, 2남1녀에다 손자까지 두고 있는 울리크씨는 가족들의 미래를 위해 월급을 몽땅 저축하고 있다.
외국인 심판 보호작전 2탄은 이들의 연락처를 극비에 부치는 것.
이를 위해 연맹은 필요할 경우 전화번호도 수시로 바꿀 생각이다.
`만일 특정 구단에서 뇌물을 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연맹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무조건 받아라."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다.
이들이 받은 뇌물은 시간과 장소, 상대방 인적사항까지 적혀 연맹에 고스란히 넘겨진다.
이를 위해 연맹은 이들에게 최소한 뇌물액수를 상회하는 포상금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판대에 오르는 구단에겐 상상을 초월하는 중징계가 내려질 전망이다.
연맹은 오늘도 그 `덫' 주위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과연 누가 첫 희생자가 될 것인가' 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