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25시] 국산방망이 푸대접 문제있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23일 14시 58분
요즘 야구판을 들썩거리게 만들고 있는 이른바 `부정방망이 시비'를 한방에 날려 버릴 묘방은 없을까.
답은 간단하다.
국산 방망이만 쓰면 된다.
그러면 제품의 질엔 문제가 없을까.
전혀 없다.
문제가 있다면 야구 방망이의 최고 원목인 북미산 물푸레나무（화이트 애시）를 얼마만큼 수입할수 있느냐는 정도다.
생산 기술적인 애로는 없을까.
이것 역시 하나도 없다.
국내에서 두군데뿐인 배트제조회사 킹과 톱의 실무자들에 따르면 현재 기계로 자르는 것보다 더 정교한 수작업을 하기 때문에 제품의 질이 루이빌이나 미즈노보다 떨어질수가 없다는 것.
더구나 도끼로 나무결대로 자연스럽게 자르고 있어 부러지거나 갈라지는 비율이 외제보다 훨씬 낮다고 한다.
그러면 왜 국내 프로팀들이 국산제품을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
몇년전인가 우리 프로팀 감독들이 "연봉도 수천만원씩 받는데 왜 째째하게 국산을 쓰느냐"고 팀내 타자들을 질책한뒤 부터 국산 사용이 현격히 줄어들었고 `외제선호 사상'까지 끼어들어 국산품이 멸시당하게 된 것.
국산품은 3만∼3만 5천원이나 일제는 6만5천∼7만원에 미국산은 1급품이 5만 4천원（60달러）이다.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데도 아까운 외화만 낭비하는 셈.
국내 8개팀의 연간 배트 소비량은 약 1만자루인데 현재 3개팀에서 두 회사로부터 총 1천자루도 구입하지 않고 있다.
톱회사의 김태규대표는 "요술방망이라고 일컫는 삼성의 미즈노 배트는 최고 원목인 화이트 애시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반발력이 좋을 뿐이다.
다른 구단에서 시비를 거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면서 "각 구단에서 일정량의 납품을 보장해 준다면 화이트 애시나 아오다모（일제）를 수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방망이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각 구단 사장들이 다음주 가질 간담회에서 이에 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