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형] V 수호신
기사입력 1997년 05월 22일 15시 10분
`월드 GK' 이석형（26．아이슬란드 레이카비크 FH）이 `신（神）의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석형은 지난 90년부터 7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한국남자핸드볼의 간판 문지기로 자리매김해 온 `왕거미 수문장'.
보다 넓은 활동무대를 찾아 지난해 6월 아이슬란드로 떠났던 그는 조국의 부름을 받아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97세계핸드볼선수권대회에 출전, 완벽에 가까운 수비로 `코리아 돌풍'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두차례의 예선전에서 이석형의 방어율은 28.7％.
특히 이석형은 지난 20일 프랑스전에서 34.3％라는 경의적인 방어율을 기록, `신의 손'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입증시켰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0％대의 방어율은 유럽선수들 조차 엄두를 내기 힘든 기록.
34.3％의 방어율은 동물적인 감각이 없이는 불가능한 기록으로 표현되고 있다.
1m95로 신체조건이 빼어난 이석형은 담력과 순발력, 판단력 등 골키퍼로서 겸비해야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여기에 강한 집중력과 투지도 이석형을 `신의 손'의 반열에 올려놓은 원동력이 되고 있다.
2연패（連覇）를 노리던 프랑스를 격파한 것도 바로 이석형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전반 7점차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이석형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육탄으로 방어, 막판 대역전의 주역이 됐다.
프랑스 선수들이 뿌리는 시속 130㎞에 가까운 `살인적인' 총알슛을 얼굴에 두차례 맞으면서도 후반에만 무려 9개의 결정적인 슛을 막아냈던 것.
"아이슬란드에서 활동하는 동안 유럽선수들의 대포알슛을 숱하게 막아봤기 때문에 제아무리 강한 볼이라도 겁나지 않습니다."
이석형은 "공에 맞으면 맞을수록 오히려 97애틀랜타올림픽 예선탈락의 한（恨）을 풀어야겠다는 오기가 발동한다"며 기필코 한국의 `세계 4강 신화'를 빚는 `신의 손'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