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윤성효] 명가의 장남 자존심 대결
기사입력 1997년 05월 20일 14시 40분
`물러서면 끝이다.'
명가（名家） 회복에 부심하는 부산 대우와 `신흥 명문' 수원 삼성이 21일 오후 7시 수원에서 벌어지는 97프로스펙스컵 프로축구대회 2차전서 올시즌 프로축구 정상의 판도를 가늠하는 일전을 벌인다.
수년간 부진끝에 올시즌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오른 대우는 올해 치른 프로축구 14경기중 유일한 1패를 바로 삼성에 당했다.
삼성이 창단된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4월3일 아디다스컵 2차전（수원）서 논란끝에 PK를 얻어 1대0으로 이긴 뒤 올시즌까지 내리 5게임서 1무4패를 기록, 14개월째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제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프로 2년차 `풋내기'인 삼성의 벽을 넘지 못하면 프로리그 3회 우승에 빛나는 대우명가의 재건은 한낱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도 대우를 잡지 못하면 유력한 우승후보군에서 한발 물러서야 한다.
더욱이 삼성은 김 호 감독이 4게임 출전정지를 당해 벤치를 비운 상태서 만만찮은 대우를 홈에서 만나 잔뜩 긴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경기가 비록 정규리그가 아닌 컵대회지만 양팀에는 올시즌 전체의 운명이 걸린 일전이다.
당연히 팀내 최고참인 윤성효（35．삼성）와 김주성（33．대우）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또한 팀의 주축인 국가대표들이 한－일전에 차출된 상태서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된 이들은 환갑을 넘긴 나이를 의식할 새가 없다.
김 호 감독 대신 벤치를 지키게될 삼성 조광래 코치가 과거 이차만 대우감독과 잠시 호흡을 맞춘 것처럼 윤성효도 삼성에 오기전 약 2년간 김주성과 함께 대우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두사람 모두 후방에서 수비진을 리드하면서 틈틈히 공격에도 가담하는 리베로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과거 아시아를 호령하던 스트라이커 출신의 김주성과 프로 최고참 윤성효의 자존심 대결이 과연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