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형] '바쁜게 좋아'
기사입력 1997년 05월 20일 14시 26분
가수 김혜림은 최근 방송작가 유모양에게 삐삐를 쳤다 거의 기절할 뻔 했다.
인사말에 남자의 기괴한 웃음소리와 함께 "SBS FM `뮤직파워'의 DJ 정재형입니다, 밤 10시엔 채널 107.7이에요"라는 우스꽝스런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재형군은 요즘 자기 프로 PR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게 패밀리 김혜림의 증언이다.
이 시점에서 정재형(26)이 누군지 퍼뜩 떠오르지 않는 이들을 위해 한가지 힌트를 던진다. `그룹 베이시스의 청일점'이라는 거다.
베이시스라 하면 지난 95년 `내가 날 버린 이유'라는 애절한 발라드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선 그룹이다. 이어 `작별의식' `단순한 게 좋아' 등으로 클래시컬 발라드를 추구하는 실력파 그룹으로 이미지를 굳혔다.
한양대에서 작곡을 전공중인 정재형은 베이시스의 리더이자 차세대 작곡가(서지원의 `내눈물 모아' `그때가 좋았어' 등이 그의 곡)로 부각되고 있는 인물.
그리고 최근엔 SBS FM `정재형 홍진경의 뮤직파워' DJ로 활동영역을 넓혔다.
홍진경과의 절묘한 호흡으로 `뮤직파워' 청취율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는 정재형은 올 9월 발표할 베이시스 3집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그간 베이시스를 함께 이끌어온 쌍둥이 자매 김아연 김연빈의 유학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여러가지를 구상중이다.
40인조 풀 오케스트라 반주에 선후배 클래식 전공자와의 협연을 시도할 계획이며 동료가수 이소라와의 듀엣곡도 마련해 놨다.
물론 본인의 솔로곡도 내놓을 생각이다.
"`뮤직파워'에서 웃고 떠드는 가운데 무겁고 강한 베이시스 이미지에서 많이 탈피한 것 같다"는 정재형은 "요즘 진행중인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사운드 트랙 작업도 만만치 않다"고 복잡 다단한 근황을 소개했다.